LG생활건강과 롯데헬스케어, 각각 MWC와 CES에서 발표한 기술 관련해 스타트업들과 기술탈취 여부 놓고 공방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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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윤석열 정부가 대선 전부터 기술탈취 근절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관련 논란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에서 미니 타투 프린터 ‘IMPRINTU’(임프린투)를 공개했다. 블루투스로 모바일과 연결해 잉크로 피부에 타투를 그려주는 제품이다. 그런데 공개 전부터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와 기술 탈취관련 분쟁을 벌이게 됐다.

프링커코리아의 입장문에 따르면 2019년 초 LG생활건강이 타투프린터와 관련 협업 및 공동개발 관련 문의를 해왔고, 이에 비밀유지계약서(NDA)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이어 2019년 6월 양사는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지만 이후 양사 간 소통은 중단됐다. 그러다가 LG생활건강은 2020년 9월 '타투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고 이번 MWC에서 해당 제품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이후 반박 입장문을 내고 프링커코리아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전달받은 자료는 제품가격표, 제품 정보, 브로슈어, 리플렛, FAQ 등 5개 파일이 전부”라며 “핵심기술, 특허 등 유의미한 내용은 전혀 담겨있지 않은 외부 배포용 홍보자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프링커코리아와 어떠한 업무협의나 기술공유가 이뤄진 바 없고 NDA 체결 이후에도 양사간 접촉과 교류가 전혀 없었다”며 “실무진이 신규시장 진입하기 전 제품을 모니터링하는 일상적인 활동 일환으로 스케치온(프링커코리아 전신) 타투 프린터 1대를 온라인으로 구매한 것이 전부”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헬스케어도 LG생활건강과 비슷한 상황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자사의 영양제 디스펜서관련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올해 ‘CES(세계가전전시회) 2023’에서 선보인 제품이 카트리지 구조나 원리 면에서 자사 제품과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2021년 9월 개발 중이던 영양제 디스펜서 제품에 대해 롯데헬스케어와 업무 협의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사업 전략 정보를 획득해 도용했다는 것이다.

롯데헬스케어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이미 아이디어를 갖고 해외 디스펜서를 조사하고 있었고, 알고케어보다 1년 앞서 CES에 참가한 이스라엘 기업 뉴트리코가 디스펜서를 사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비타민 등 알약형 보충제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선보였다는 게 롯데헬스케어 측 반박이다.

기술탈취 관련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정부는 기술탈취 근절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및 구제수단 방안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역시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 떄 기술탈취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두 회사 관련한 기술탈취 논란은 현재 중기부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일단은 각 사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조율하는 단계”라며 “조정이 되지 않을 시 다른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관련 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별도로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롯데헬스케어 등에 대해 현장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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