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 조사 결과···2년 전 비해 국민연금 반대표 행사 비율 늘었지만 부결률은 떨어져
국민연금, 윤경림 후보 KT대표 선임 반대 유력한 가운데 현대차도 반대 행보에 사실상 가세···주총 결과 주목

전주시 국민연금 사옥. / 사진=연합뉴스
전주시 국민연금 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가진 대기업집단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 중 반대의사를 표시한 비율이 높아졌지만 부결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올해 주총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 KT 주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주총 안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한 경우는 전체의 16.1%(265건)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0년(9.2%, 148건)에 비해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찬성 비율은 90.3%(1446건)에서 83.6%(1380건)로 6.6%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연금이 거수기 꼬리표를 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실제 결과 부결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반대한 건이 부결로 연결된 부결율은 2020년 5.4%에서 2022년 1.5%로 감소했다. 거수기 꼬리표는 뗐지만 종이호랑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KT 주총이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강행에 반대 입장을 내비쳐왔다. 현 정권 들어 국민연금은 KT, 포스코 같은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들이 투명한 절차에 따라 CEO를 선임해야 하는데 사실상 내부에서 불공정하게 ‘셀프연임’ 모양으로 선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후 구 대표는 연임 포기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KT 이사회가 최종 차기 대표이사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선임했는데 ‘구현모의 오른팔’이라는 평가를 받던 인물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KT가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윤경림 후보의 대표 선임을 찬성하는 입장에선 정치권 및 정부가 KT 흔들기를 하고 있다는 구도를 주장하고, 반대하는 쪽에선 사실상 쪼개기 후원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는데 또 ‘디지코 후계자’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 후보는 구 대표와 함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사실상 국민연금이 연임 반대에 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2대 주주인 현대차도 ‘대주주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며 윤 후보의 대표 선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12%를 갖고 있는 대주주다. 다만 다른 소액주주들의 판단이 변수가 될 수 있어 국민연금의 반대가 이번엔 결과적으로 부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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