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로 유통기업 1등 기록
본업인 상품 경쟁력에 집중···해외법인도 설립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난해 매출 규모 기준 유통업계 1위를 기록한 신세계 이마트가 올해는 본업인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급감한 영업이익을 되살리겠다는 조치로 오프라인 유통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쿠팡이 이마트 실적을 바짝 뒤쫓는 상황에서 이마트는 충성 고객 확보로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기준 유통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3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쿠팡(26조5917억원)은 로켓배송을 통해 이마트를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실적 추이.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실적 추이.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신세계는 올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백화점은 높은 수준의 안목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로, 이마트는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풍요로운 일상을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수십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신세계의 목표는 모든 관계사들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목표 매출도 ‘30조원 돌파’로 정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333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7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줄어든 영업이익이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많은 셈이다.

이마트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로는 “스타벅스 캐리백 환불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반영과 기록적인 고환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 스타벅스와 G마켓 인수에 따른 상각비 및 손익 반영 등”을 꼽았다.

우선 이마트는 본업인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쓱세일, 더리미티드 상품을 통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이마트는 오는 4월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종료 시간을 1시간 앞당긴다. 야간에 매장을 찾는 고객 비중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점을 반영해 기존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긴 것이다.

이마트의 더리미티드 판매 상품. / 사진=이마트
이마트의 더리미티드 판매 상품. / 사진=이마트

특히 이마트는 대량 매입, 유통 프로세스 개선, 사전 계약과 신규 산지 개발 등을 통해 ‘더 리미티드’ 상품을 선보였다. 더리미티드를 통해 1차로 선보인 48개 상품 중 70%에 가까운 33개 상품이 최초 계획 수량 대비 50% 이상의 판매율을 보였다. 쓱세일도 대형마트에서 보기 어려운 오픈런 현상을 빚으며 애초 목표 대비 140%를 초과하는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여기에 이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직소싱까지 늘렸다. 이마트는 해외 직소싱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법인 2곳을 설립했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해 13억원을 들여 독일에 이마트유럽 법인을 세웠고, 지난해 10월 20만달러(2억5000만원)를 출자해 ‘이마트홍콩트레이딩’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회사는 그간 상해이매득무역유한공사를 통해 중국지역의 제품을 국내에 들이는 역할을 했으나 해당 법인의 역할이 커지며 사업 효율화를 위해 홍콩 법인을 추가로 세웠다.

무엇보다 해외 직소싱은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더스가 글로벌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라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구축 필요성이 높아졌다. 트레이더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소싱으로 물건을 들이게 되면 중간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가성비 있는 제품을 들이면 그만큼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마트는 물류와 점포 개발 조직을 신설한 기획개발본부로 일원화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세운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의 연장선이다. 기존에는 국내와 해외, 물류담당 조직이 모두 흩어져있었지만, 이를 기획개발본부 산하 조직으로 통합 배치하고 물류를 더해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이마트의 성장 기반이 오프라인 채널에 있다고 보고 점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것도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 깊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 직소싱은 국내에 없거나 혹은 국내에 있는데 옵션이 적어서 비싼 제품들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가져올 수 있다”면서 “최근 온·오프라인 경쟁력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마트의 경쟁력은 곧 상품 경쟁력이기 때문에 저렴한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법인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법인을 통한 직소싱은 트레이더스 홀클럽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와는 업태가 다르기 때문에 상품 종류나 스펙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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