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개입하는 증권사·자산운용사 면밀 주시

SM엔터테인먼트 본사./사진=SM엔터테인먼트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금융당국이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는 금융회사들을 대대적으로 점검해 문제가 적발되면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발생한 대량매집 행위 등을 주시하면서 일련의 과정에 개입됐거나 개입하려는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회사들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들 사이에서 수수료 등을 챙기기 위해 불공정거래를 부추기는 금융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금융회사가 기업의 경영권 분쟁 발생 시 지분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거나 신탁이나 펀드 등을 통해 지분을 숨겨 들어오는 등 다양한 편법으로 자본시장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SM 분쟁의 경우 관련 당사자가 금감원에 진정까지 내면서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증권회사 등의 시세 조정, 불공정 거래 수탁, 각종 금융 기법을 동원한 직간접 협력 등도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문제 되는 금융회사들은 모두 적발해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1998년 고가 매수주문과 통정매매 등으로 현대전자 주가를 1만4000원대에서 3만4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에 금융회사들이 개입했던 과거 사례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오는 31일 SM의 주주총회 전까지 당사자 간 지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탈법 및 편법 행위에 금융회사들이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수료 등에 연연해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SM 분쟁의 경우 공개 매수, 대안 공개 매수, 의결권 권유, 법원 가처분 등이 총동원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회사 등의 창구가 이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금융회사들의 위법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한 것이다.

지난 1일 금감원은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발생한 대량매집 행위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행위 엄단, 경영권 분쟁 당사자의 공정한 경쟁을 촉구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도 신중한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앞서 공개매수 기간이었던 지난달 16일 기타법인 명의의 단일 계좌에서 SM 발행 주식 총수의 2.9%(68만3398주)에 달하는 물량을 매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하이브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하이브는 이 거래가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13만원까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위법 확인 시 법과 제도상 할 수 있는 최대한 권한을 사용해 그 책임을 묻겠다"면서 "위법적 수단이나 방법이 동원된다면 불공정거래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비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