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한화 지분 동일승계시 납부세금 930억원 달해
한화에너지·임팩트 상장 통해 재원 마련 관측 유력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부터)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사진=한화
(왼쪽부터)김동관 한화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그룹의 오너 일가 3세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등의 사업 및 지분 승계 작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대표 사업과 지주사인 ㈜한화 지분이 골고루 분배되고 있어서다.

김 부회장은 에너지·방산, 김동원 사장은 금융, 김동선 전무는 호텔·유통 등을 담당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향후 김승연 한화 회장으로부터 상속이나 증여 받을 주식에 대해 납부해야할 세금 재원 확보다.

김 회장의 배우자 고(故) 서영민 여사가 보유했던 ㈜한화 지분은 아들 3명에게 동일하게 상속됐다. 이들이 상속 받은 지분은 290억원 규모다. 서 여사가 가진 주식은 총 106만1676주(1.42%)로 형제들은 각각 35만3892주씩 받았다. 각자 96억원 수준의 주식을 물려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보유주식은 333만주(4.44%)에서 368만3892주(4.91%)로 늘었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전무는 각각 기존 125만주(1.67%)에서 160만3892주(2.14%)가 됐다.

서 여사의 지분이 3형제에 승계된 것처럼 향후 김 회장의 보유지분도 3분의 1로 분배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장남인 김 부회장에게 좀 더 많은 양의 지분이 분배될 것이란 시각도 있었지만, 서 여사의 사례를 통해 김 회장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은 1697만7949주(22.65%)다.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1:1:1’로 나눠진다면 김 부회장은 12.36%, 김 사장과 김 전무는 각각 9.69%가 된다. 

김 부회장과 김 사장·김 전무의 지분 차이는 2.67%로,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경영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일부 기업처럼 ‘형제의 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서영민 여사는 별세 전에 3형제에게 지분을 똑같이 나누겠다고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승연 회장도 향후 같은 방식으로 보유 지분 및 재산을 나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안정적인 사업·지분 승계를 위해선 상속 및 증여세 재원 마련이 필수다. 서 여사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은 최고세율 60%를 적용하면 약 58억원이다. 이에 대한 세금은 어렵지 않게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회장이 상속 혹은 증여할 지분에 대한 세금은 얘기가 다르다. ㈜한화의 지난달 28일 종가는 2만6950원으로 김 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4600억원이다. 최고세율 60%를 적용하면 관련 세금은 약 2800억원이다.

3형제에게 동등한 비율로 주식이 나눠진다면 각자 내야 할 상속·증여세는 93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 액수는 ㈜한화 지분만 계산한 것이다. 김 회장의 부동산이나 다른 회사 지분, 알려지지 않은 재산까지 합하면 세금은 더욱 늘어난다.

납부 방식으로는 구광모 LG 회장이나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진행 중인 주식담보대출이 높게 점쳐진다. 연부연납 방식으로 매년 성실하게 납부 의무를 다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동시에 선박엔진 전문 기업 HSD엔진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임팩트가 IPO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52.07%를 보유한 자회사다. 이 기업이나 한화에너지가 상장되면 현재 지분 중 일부를 일반 주주에 매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3형제는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이를 상속제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보다 상장을 통해 세금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자금확보를 위해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