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마트팜, 중동 국가서 주목···'식량 확보' 목표
AI 등 첨단 기술 접목···어떤 환경이든 재배 가능
엔씽·올레팜 등 스타트업 중동기업과 MOU 잇따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기후변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식량문제가 세계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국내 스마트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농업에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농업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어떤 환경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한 솔루션으로 사막지대가 대부분인 중동지역의 관심이 특히 뜨겁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식량을 수입에 의존했던 중동 국가들이 식량 확보를 위해 스마트팜 도입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동 시장 진출하는 K스마트팜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014년 설립한 엔씽은 농업(Agriculture)과 첨단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국내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이다. 컨테이너 모양의 모듈형 수직농장 '큐브(CUBE)'를 개발한 엔씽은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도심에서 실증사업을 마치고, 지난해 UAE의 종합 유통그룹 사리야와 스마트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큐브 내부에 LED를 설치해 일조량, 물, 비료 등을 제어할 수 있어 어떤 날씨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엔씽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0만달러(한화 26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산 딸기 재배 솔루션을 수출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올레팜은 대부분 스마트팜에서 사용하는 수경재배가 아닌 뿌리를 물이나 흙에 파묻지 않고 드러낸 채 재배하는 에어로포닉스 농법으로 스마트팜을 구축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식품 제조 및 유통 업체 파이드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올레팜은 국산 딸기 종자를 재배하는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레팜의 스마트팜 기술은 농작물뿐 아니라 수산물 양식업에도 적용된다. 스마트 연어 양식장 기술 기반의 물고기 농법 아쿠아포닉스를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을 UAE에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UAE 최대 농업기업 미락과 체결한 3000만달러(한화 396억원) 규모의 MOU를 통해 진행된다.   

올레팜 관계자는 "미국산 딸기는 맛이 떨어지는 품종이 대부분이어서 당도가 높은 국산 딸기의 현지 경쟁력은 높다고 판단된다"며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중동국가들이 수입을 통해 접해온 연어도 직접 양식하려는 니즈가 크다"고 말했다. 

플랜티팜은 국내 ICT 솔루션 기업 포미트와 함께 쿠웨이트 기관과 스마트팜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애그테크 기업 그린랩스도 자회사를 통해 중동 지역과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팜 기술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에서의 농업 연구개발(R&D) MOU 체결을 계기로 국내 스마트팜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올해를 'K스마트팜 수출 원년'으로 삼아 관련 체계를 재정비하고, 수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팜 수출액은 지난해(1억달러)보다 70% 늘어난 1억7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 중국을 넘어 최근 중동, 호주, 동남아 국가에서 수출 문의가 쇄도하고 하고 있어 K스마트팜의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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