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PBS사업본부장이 부실 숨긴 혐의로 징역 8년···양벌규정에 따라 동반기소
선고결과에 따라 구상권 소송 영향···미래에셋證·우리銀·하나銀에 1102억 피소 중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라임펀드 부실판매와 관련한 관리 소홀 책임으로 기소된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한투자증권의 부실판매 책임이 인정된다면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구상권 청구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100억원에 달한다.

◇ 신한證, 라임무역금융펀드 1심 선고에 ‘긴장’

21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오는 22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한투자증권 법인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다.

앞서 검찰은 라임 무역금융펀드 부실 판매와 관련해 지난 2021년 1월 대신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을 자본시장법에 따른 양벌규정에 근거해 기소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임직원이 사기적 부정거래 등 위법행위를 저지르면 그 소속법인도 주의감독 의무 소홀 여부를 따져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하는 양벌규정이 있다.

라임펀드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플루토 TF-1호(2438억원), 크레딧 인슈어러드 1호(2949억원), 플루토 FI D-1호(1조91억원), 테티스 2호(3207억원) 등 4개 펀드에서 총 1조6679억원 규모의 부실이 발생한 사태다.

이 가운데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1호 펀드는 라임자산운용이 신한투자증권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2017년 6월부터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가 부실이 발생한 펀드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 11월 신한금융투자에 부실을 통보했지만 당시 신한투자증권 PBS사업본부장이었던 임모씨는 펀드 부실을 알고도 기준가를 매월 0.45%씩 상승하도록 임의로 조작하고 480억원 규모의 펀드를 판매했다. 임모씨는 기소됐고 202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 벌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에 신한투자증권 법인 역시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벌금 2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KB증권과 대신증권은 지난 12일과 14일에 각각 벌금 5억원, 2억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선고 내용은 KB증권과 대신증권이 다소 다르다.

대신증권은 전 반포WN 센터장의 위법 행위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 부실 관리에 대한 책임이 인정됐다. 반면 재판부는 KB증권이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고서 판매하거나 공모했다는 혐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혐의, 판매과정에서 적절한 내부통제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구상권 청구 소송 영향은?

신한투자증권 법인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는 신한투자증권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미래에셋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금융감독원은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민법상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판매사들이 투자원금 100%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신한투자증권이 부실을 은폐하고 공모해 판매했기에 일부 보상이 아닌 전액보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정안을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등 판매사들은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면 된다는 판단을 내렸고 2020년 8월 조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425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신한투자증권은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고심을 하다 결국 조정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공모 혐의 결론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4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022년 2월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구상권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미래에셋증권이 91억원, 우리은행 647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등 총 1102억원에 달한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파산선고를 받고 청산됐다. 판매사들이 승소한다면 신한투자증권이 짐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