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6개 계열사 합친 멤버십 이르면 상반기 공개
고객 락인 효과가 관건···신세계 유니버스 본격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종병기로 내세웠던 ‘신세계 멤버십’이 공개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이번 멤버십은 모든 계열사를 한데 모았다. 기존 각자 멤버십을 구축했던 것을 확대한 개념으로, 정 부회장이 언급한 ‘신세계 유니버스’의 일환이다. 고객을 신세계에 가두겠다는 전략이 유통강자로 굳히기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SSG닷컴·G마켓·면세점 등 6개 계열사 혜택을 한데 모은 멤버십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해당 멤버십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신세계는 계열사 6곳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KT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대한항공과도 멤버십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쇼핑, 신세계 지난해 실적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쇼핑, 신세계 지난해 실적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멤버십은 400만명가량의 회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현재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정식 이름을 공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에 G마켓의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를 도입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출시 한 달만에 누적 가입자가 30만명을 넘기며 당초 목표했던 고객 수의 112%를 달성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기존 SSG닷컴과 G마켓 멤버십인 스마일클럽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멤버십에 대해 내부적으로 설계적인 단계”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해당 멤버십을 유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고객이 6개 계열사 중 사용 빈도가 높은 곳을 하나 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SSG닷컴을 통해 가입하면 월 3900원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은 정 부회장이 줄곧 언급해온 신세계의 최종병기다. 그간 정 부회장은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해야 한다”면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즉 그룹의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해 계열사끼리 간편 결제 시스템을 연동해 신세계그룹 계열사 안에서 모든 소비가 이뤄지는 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신세계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위해 온·오프라인 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의 경우 G마켓, 스타벅스 지분 인수에 따른 상각비 반명 및 스타벅스 캐리백 환불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이마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나 감소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신세계
이커머스 3강 유료멤버십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커머스 3강 유료멤버십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현재 신세계는 유통 맞수인 롯데쇼핑을 넘어서 유통강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실적을 단순 비교하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6조9162억원, 영업이익 5018억원으로 롯데백화점 매출 3조2329억원, 영업이익 4980억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 부문도 이마트는 매출 16조9020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인 반면, 롯데마트는 5조9040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에 불과하다. 이커머스 부문은 SSG닷컴과 G마켓을 합친 영업손실은 롯데온보다 높지만, 매출은 1조원대로 롯데온을 훨씬 웃돈다.

신세계의 연합 전략은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이 첫 시작이다. 앞서 정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네이버 사옥에서 만나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손을 잡고 국내 유통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것은 없다. 이번 신세계 멤버십에도 전략적 협력은 KT, 대한항공만 언급되고 있다.

다만 신세계 멤버십이 얼마나 시장에서 통할지가 관건이다. 유료멤버십은 충성고객 확보가 핵심인데, 이미 유통업체 중 유료멤버십 회원을 가장 많이 확보한 쿠팡(회원수 1000만명 추정)이 절대강자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쿠팡은 월 회비 2900원에 로켓배송·무료배송·무료반품·쿠팡플레이까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유료멤버십의 경우 혜택이 애매할 경우 기업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쇼핑만해도 백화점, 마트, 면세점 간의 시너지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 결과 지출되는 비용을 각사가 어떻게 분담할지도 미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배송비를 무료로 해주거나 제품을 깎아줘도 혜택으로 여겨졌는데 요새는 연회비의 3배가량의 혜택을 줘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진다”면서 “유료멤버십의 경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입을 위해서는 확실한 혜택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비용 발생도 만만치 않다”면서 “유료멤버십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실적을 내리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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