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8일 오후 ICBM 발사···김정은 명령 기습발사훈련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 예고···군사적 긴장 고조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올 새해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이은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한미간 군사 훈련에 대한 반발과 식량난 등 북한 내부 사정을 돌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9일 ICBM 운용부대 중 1붉은기영웅중대가 전날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 훈련은 김정은 중앙군사위원장의 명령으로 사전계획 없이 전날 오전 8시 불시에 계획됐다고 강조했다. ICBM도 다른 탄도미사일처럼 불시 발사가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단 분석이다.

기습발사 훈련이었지만 실제 발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새벽 전투대기 중이던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오전 8시 김정은 위원장의 명령으로 오후 5시22분 화성-15형을 발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9시간 20분에 달한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 1월 1일 새벽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9일만으로, 올들어 두 번째 도발이다. 

한미는 오는 22일 미국에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작으로 내달 중순에는 대규모 야외기동 및 상륙훈련이 포함된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주도로 북한을 겨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소집되자 북한이 반발성 도발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분석과 맞닿아 있다.

북한의 고강도 전략 도발은 향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DSC TTX는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상정한 연합연습이고, FS는 북한이 과거 강하게 반발했던 '독수리 훈련'과 유사한 성격인 만큼 북한의 맞대응이 예상된다.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로 쏘거나 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때 공개한 고체연료 ICBM 시험 발사, 7차 핵실험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예고는 심각한 경제난과 초조함이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내부 사정이 어려워 외부(한미) 위협을 부각해 주민을 결속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에서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최근 혹한 피해까지 겹치며 극심한 생활고에 처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북한은 식량 문제를 '절박한 초미의 과제'로 지칭하며 이달 하순 농업 문제 논의를 위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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