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맥주 세금 30.5원↑···맥주 출고가 인상 전망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소주 가격 영향···'1병 6천원' 예고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지난해 일제히 오른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전망이다. 주세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 물류비 등의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소주 1병에 6000원' 가능성도 제기돼 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리터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지난해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맥주 세금이 오르면 주류회사의 출고가도 덩달아 인상된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의 인상도 맥주 출고가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소주는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드는데, 10개 주정 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여기에 제병 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주류 업계는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만에 일제히 인상했다. 몇 년간 쌓인 인상 요인을 지난해 몰아 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 인상에도 지난해 대부분의 주정 제조사들의 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의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주정값이 지난해에 이어 또 오를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주류 업계가 올해도 2년 연속 출고가를 인상한다면 마트에서 파는 소주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지난해 소주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오르자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주류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도매상, 소매점 등 유통 과정을 거쳐 운송비·인건비 등 마진이 더 붙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으로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미 가격을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올해도 비슷한 추세로 출고가가 오른다면 식당에서는 소주 1병에 6000원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류 업계는 아직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맥주 출고가를 올린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