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올해 ‘더타운몰’로 점포 리뉴얼 단행 계획
그로서리 집중하며 고객 체류 시간 늘릴 체험공간 더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그룹이 올해 유통 본업에 집중하며 일명 ‘신세계 유니버스’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오프라인 점포를 더타운몰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마트의 강점인 그로서리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체험형 요소를 더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마트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타운몰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장보기와 체험 요소를 더한 미래형 점포 ‘더타운몰’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기존 월계점에 이어 다음달 연수점, 6월에는 킨텍스점을 더타운몰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이마트 실적 추이. 2022년 실적은 추정치.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 실적 추이. 2022년 실적은 추정치.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가 가장 먼저 더타운몰 형태로 선보인 점포는 ‘월계점’이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월계점을 식음(F&B), 문화, 엔터 관련 콘텐츠를 강화한 더타운몰로 바꿨고 주류, 라이프스타일 등을 더해 연령대에 상관없이 소비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렸다. 월계점은 더타운몰로 재개장한 후 일명 ‘마트판 스타필드’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20년 5월 리뉴얼을 마친 월계점은 1년후 매출이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연령별로도 20대가 35%, 30대가 50.6%, 40대가 49.8% 증가했고, 월계점은 이마트 전국 점포 중 매출 기준 5~10위권에서 1위에 등극되기도 했다.

당시 이마트는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을 강조한다면 이마트는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차별화 포인트인 체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월계점을 둘러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고객이 찾는 신선식품은 이마트에 꼭 있어야 하고,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있어야 고객들이 이마트를 찾는다”며 타 점포 리뉴얼에도 확대 적용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 점포보다도 소비자 취향에 맞춰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것이 매출과 안정성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면서 “식음매장, 전문성 등 차별화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매장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마트는 점포 리뉴얼에 초점을 맞춘 목표를 세웠지만, 코로나19 이후 전략을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리뉴얼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마트는 일명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마켓, W컨셉 등 굵직한 사업에 투자하며 약 5조원의 금액을 지출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이마트 월계점 외관. / 사진=이마트
이마트 월계점 외관. / 사진=이마트

특히 지난해의 경우 이마트는 매출은 크게 늘렸지만, 수익성은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1조8582억원, 영업이익 1229억원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증권가는 4분기에 이마트가 매출 7조원대, 영업이익 600억원대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고 지난해 전체 매출 29조4018억원, 영업이익 1853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8%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2%가량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유료멤버십 출시 등으로 인한 광고선전비, 임금 상승으로 인한 급여, 물류비용, 스타벅스 서머캐리백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이 이마트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써 이마트는 올해 본업인 오프라인 점포에 역량을 쏟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기본은 고객과 상품을 의미한다.

다만 이마트의 더타운몰 작업이 올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물론 월계점을 통한 매출 상승 효과는 있었지만, 리뉴얼을 위해서는 투자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대구를 중심으로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은 아직 논의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3 유통산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은 전년 대비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형마트는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 소량구매 트렌드 확산 등으로 0.8% 역신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핵심인 그로서리 상품을 강화해 차별성을 높이고 매장 공간 재구성을 통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비식품은 기존 MD를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전문성을 강화한 특화매장을 구성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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