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로 흡수된 이후 매년 적자···지난해는 적자폭 커져
김 대표, 브랜드·상품럭 강화 전략···실적 개선시킬지 주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까사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첫 인수합병(M&A)한 기업으로 업계 주목을 받아왔지만, 기대와 달리 ‘신세계의 아픈손가락’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수익성 개선에 일가견이 있는 김홍극 대표가 올해 신세계까사 새수장으로 앉은 만큼, 부진한 신세계까사가 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 2681억원을 기록해 전년(2301억원) 대비 16.5% 늘었으나, 영업적자폭은 커졌다. 지난해 신세계까사는 1년 전 대비 188억원이나 늘어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까사 실적 추이. / 자료=신세계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신세계까사 실적 추이. / 자료=신세계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가구업계는 국내외 경제 악화,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빙하기를 맞았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1억원, 영업손실 217억원을 내며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냈다. LX하우시스도 지난해 매출 3조6112억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나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17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주택거래량 감소로 홈퍼니싱 시장이 위축됐고, 재고소진을 위한 할인 판매로 이익률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마다 가구 가격을 인상하며 자구안을 펴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까사는 까사미아라는 이름으로 인테리어 소품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부터는 꾸준히 영업이익률 10% 내외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6년 까사미아는 공모 흥행에 실패하며 목표였던 증시 상장이 물거품됐다. 신세계는 2018년 1837억원에 까사미아를 인수했고, 사명도 신세계까사로 변경됐다. 당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까사 인수전에 직접 관여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동시에 ‘2023년 45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다만 목표와 달리 신세계까사는 최근 어려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는 매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은 국내 일부 침대업체들 방사성 물질 ‘라돈’ 파동으로 전체 가구업계가 타격을 입은 해기도 하다. 신세계까사는 적자로 전환한 후 적자폭이 해마다 커지자 그룹 내 유일한 적자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로써 올해 신세계까사 새수장인 김홍극 대표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 대표는 신세계 내부에서 ‘수익성 개선’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김 대표는 2014년 이마트 영업총괄 라이프스타일부문 가전문화담당 상무보로 첫 임원진에 올랐다. 2015년에는 이마트 상품본부장 겸 일렉트로마트 BM상무, 2017년 이마트 상품본부장 부사장, 2018년부터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 아트 살롱. / 사진=염현아 기자
신세계까사 서래마을점 아트 살롱. / 사진=염현아 기자

특히 김 대표는 이마트의 피코크와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때는 수년간 이어졌던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도 매출 1118억원, 영업이익 36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실적 개선이 절실한 만큼, 김 대표는 이전과 다른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내외 경제가 악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공격적인 외형확장을 이뤄내기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까사는 디자인담당에 상품 개발과 소싱을 맡는 MD팀을 통합시켰다.

여기에 신세계까사는 협업을 통한 브랜드 차별화에도 힘을 싣을 방침이다. 앞서 신세계까사는 아티스트 리차드 우즈와 손잡고 서래마을점을 ‘아트 살롱’으로 리뉴얼했다. SK매직과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해 소파, 거실장, 침대, 프레임 등의 가구를 SK매직 상품과 함께 렌탈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글로벌, 국내 경기 타격으로 가구업황이 좋지 않아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성장 중이어서 선방했다고 보여진다”고 자평했다. 이어 “경기가 회복되고 특히 부동산 시장, 원자재, 물류 등이 안정화되면 실적도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라며 “지금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브랜드, 상품력 등을 강화해 차별성을 내세우는 방향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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