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마트·슈퍼 통합 작업···수익성 안나는 슈퍼 바로배송 중단
14일부로 롯데슈퍼 바로배송 종료하기로···마트 중심 이커머스로 재편될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쇼핑이 롯데슈퍼의 1시간 내 배송해주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오는 14일 중단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통합 작업 과정에서 수익성이 나지 않는 롯데슈퍼의 1시간 내 배송을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4일 롯데슈퍼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롯데마트 바로배송은 남겨 경쟁력을 다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마트에 설치된 바로배송 레일.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마트에 설치된 바로배송 레일. / 사진=한다원 기자

롯데슈퍼는 지난 2020년 12월 퀵커머스 사업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전 11시~오후 9시 사이 롯데슈퍼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하면 1시간 내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바로배송은 온라인 주문 상품을 롯데슈퍼프레시, 롯데마트에서 인근 지역에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사실상 새벽배송보다 더 빠른 배송이라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당시 롯데쇼핑은 바로배송이 전국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경쟁사 대비 더 많은 배송 권역을 확보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롯데쇼핑은 롯데슈퍼 30개 점포에서만 하던 바로배송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했던 권역을 영남, 강원, 충청 등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다만 롯데쇼핑은 결국 롯데슈퍼 부문 바로배송을 종료하기로 했다. 롯데슈퍼 1시간 바로배송 종료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롯데온은 지난해 롯데슈퍼프레시 전주 송천점을 시작으로 배송 서비스 권역을 축소했다. 롯데슈퍼프레시 서초센터도 문을 닫았고, 잠실프리미엄점·잠원점 등 핵심 상권에 위치한 점포의 바로배송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후 롯데슈퍼는 수익성 제고 일환으로 직영점을 대폭 줄였고, 퀵커머스 권역도 기존 100여개에서 80여개로 줄였다.

그간 ‘바로배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혀온 롯데쇼핑이 롯데슈퍼 1시간 바로배송을 종료한 것은 배송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 ‘새벽에 온’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바로배송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시간 퀵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슈퍼의 실적이 배송 서비스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롯데쇼핑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롯데슈퍼의 매출은 3520억원으로 전년(3800억원) 대비 7.5% 하락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도 1조3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260억원) 대비 8.2% 줄었다.

롯데슈퍼는 올해 롯데마트와 조직 통합에 따른 사업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슈퍼사업부 대표를 겸직하면서 롯데슈퍼 상품·지원 조직을 마트 사업부로 흡수 통합했다. 롯데쇼핑은 향후 마트를 중심으로 온라인 부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롯데마트·슈퍼 통합 과정에 따라 롯데슈퍼 1시간 바로배송을 종료하게 됐다”면서 “수익성 보장이 안되는 상황에서 이커머스에 대한 배송 효과를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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