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그룹 차원 '넷제로 보고서' 발간···탄소중립 추진 계획 공개
ESG 경영서 기후변화 대응 최우선 과제···구광모 회장 경영철학 반영
주요 계열사 필요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 등 4대 전략 수립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LG그룹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넷제로)을 추진하며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앞서 악화된 최근 경영여건을 '초불확실성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ESG를 핵심역량으로 선정했다. 

5일 LG는 회사의 구체적 탄소 감축 이행 목표를 담은 'LG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구 회장의 '클린 테크 육성·투자' 의지를 반영, 계열사 ESG 활동을 종합한 'ESG 보고서'를 통해 제시했던 ESG 전략이행의 첫 단계다. 특히 국내에서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추진 계획을 보고서 형태로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LG그룹은 이번 보고서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그룹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99%를 차지하는 7개사를 중심으로 실질적이고 단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계열사별로 상이했던 탄소중립 목표와 실행방안을 그룹 차원의 목표로 통합하고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룹 통합 로드맵'을 제시했다.

LG그룹은 ESG 경영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강조한 구 회장의 경영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해 발간한 그룹 차원의 'ESG 보고서' 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공급망 불안정,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매년 심각해지는 가뭄, 홍수, 온난화와 같은 기후위기 등 미증유의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LG는 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LG만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 위기 문제에 책임 의식을 갖고 미래 세대와 공존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제품 폐기물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클린 테크 육성·투자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연료를 사용하며 직접 배출하는 탄소(스코프1)와 화력발전 전력 사용 등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2)를 2018년 대비 2030년 27%, 2040년 62% 줄이고, 오는 2050년까지 100% 감축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스코프'는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온실가스 배출원 분류 체계다.

계열사별로는 스코프1,2 기준으로 LG전자가 2019년 국내 최초로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이 2040년까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며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LG그룹은 향후 사업장 외에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3) 배출량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일관된 관리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넷제로 달성을 위해 ▲2050년까지 주요 계열사의 필요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 온실가스 배출량 직접 감축 ▲탄소 직접 흡수·제거할 수 있는 산림조성 등 중장기적 상쇄사업 발굴 ▲기후 거버넌스 중심의 탄소중립 이행체계 구축  ▲모니터링 강화 등 탄소중립 4대 전략을 수립했다. LG그룹 ESG협의체와 그룹 기후변화협의체 등은 계열사들의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성과를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들의 탄소중립 현황과 목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실질적인 탄소중립 성과를 만들어가며 기후변화 위기 선제 대응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