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공동모임장’ 도입한 모임통장 출시
케이뱅크, 올해 상반기 중 모임통장 출시 계획
“신규 고객 창출 및 자금 유치 효과 기대”

인터넷전문은행 3사 고객 수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인터넷전문은행 3사 고객 수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모임통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가 모임통장 후발주자로 뛰어든 데 이어 케이뱅크 역시 상반기를 목표로 모임통장 출시를 준비하면서다. 파킹통장 금리 인상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모임통장이라는 새로운 승부수로 신규 고객 및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토스뱅크, 모임통장 출시…모임원 누구나 출금·결제 및 카드발급 가능

1일 토스뱅크는 모임원 누구나 출금 및 카드 발급, 결제까지 가능한 ‘토스뱅크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기존 시중에 출시된 모임통장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공동모임장’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기존 모임통장의 경우 명의자인 ‘모임장’이 독점적으로 출금과 결제 권한을 가져서 활용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토스뱅크는 ‘공동모임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모임원이라면 누구나 출금 및 이체, 모임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임통장에 모인 회비는 단 하루를 맡겨도 연 2.3%(세전) 금리가 적용된다. 모든 모임원이 다른 모임원을 초대할 수 있으며 가입 가능한 모임원 인원에도 제한이 없다. 또한 자동화된 회비 관리 기능을 제공해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모임원에게는 자동으로 푸시 알림이 가는 등 총무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모임원이라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는 ‘토스뱅크 모임카드’는 토스뱅크의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모임의 주요 활동 영역에서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혜택을 제공하는 주요 3대 영역으로는 ▲ 회식(음식점/주점에서 오후 7시∼자정까지 결제 시 캐시백 혜택) ▲ 놀이(노래방, 볼링장, 당구장, 골프장, 골프연습장 업종) ▲ 장보기(이마트/농협하나로마트) 등이다. 1만원 이상 결제 시 건당 500원, 1만원 미만 결제 시에는 건당 100원의 즉시 캐시백 혜택이 적용된다.

캐시백 혜택은 모임통장 계좌별로 적용된다. 3대 영역 내에서 각 영역마다 일 1회, 월 5회까지 혜택이 제공돼 월 최대 15번까지 즉시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서연 토스뱅크 모임통장 프로덕트 오너는 “실제로 모임통장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사람만 돈을 쓴다는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토스뱅크 모임통장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모임통장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상품 출시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 홍 대표는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공동모임장(공동명의자) 기능이 하나의 계좌에서 숫자 제한 없이 많은 공동명의자가 송금을 하고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라 구현 난이도뿐 아니라 구현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안정성 등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며 “토스뱅크를 최초로 출시했을 때만큼 많은 고려 요소를 챙겨야 했던 프로젝트였고 만전의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 카뱅, 모임통장 기능 강화···케뱅도 상반기 중 출시 예정

지난 2018년 일찍이 모임통장을 내놨던 카카오뱅크 역시 기존 상품의 기능을 강화하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모임통장에 ‘생활비 관리 기능’과 ‘회비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을 가족 통장 및 데이트 통장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계획적 소비 제공을 위한 생활비 관리 기능을 더했으며, 회비 관리 기능을 통해 모임주가 더 간편하게 회비 미입금자 관리 및 회비 규칙 안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고객 수는 ▲2019년 499만 ▲2020년 769만 ▲2021년 996만 ▲2022년 1356만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인터넷은행에 새로 가입할 유인이 적은 중장년층 고객이 모임통장을 통해 인터넷은행 고객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연간 카카오뱅크의 신규 모임통장 고객 연령별 비중을 살펴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43.6%를 차지했다. 각각 40대가 25.4%, 50대가 14.7%, 60대 이상이 3.5% 등이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상반기 내 모임통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모임통장 상품을 먼저 내놓은 만큼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세부 사항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계획으로 모임통장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타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을 고민하는 등 관련 내용을 준비해나가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처럼 모임통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가입자가 다수인 공동계좌 특성상 신규 고객 유입과 신규 자금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전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힘을 쏟던 파킹통장의 금리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신규 고객 및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위한 새로운 창구로 모임통장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모임을 많이 갖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성상 금융서비스를 혼자 이용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서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모임통장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고객이 창출될 수 있고 기존에 고객이 아니었던 이용자들의 자금도 새롭게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