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석래 회장 사의 표명 당시 상근부회장 대행체제로 운영한 전례 있어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사의 표해 대행체제도 불가 ···혁신위원장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어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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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사의를 표함에 따라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오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회장을 맡아온 허 회장은 전 정권 ‘패싱’ 속 협회가 힘든 상황에 안정적으로 조직을 지켜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간 연임도 사실상 자의가 아닌 ‘타의’와 상황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워낙 오랜만에 공석이 된 자리이기 때문인지 그 후임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단골 회장 후보로 거론돼 왔던 신동빈 롯데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도 고사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일각에선 허 회장이 임기를 다하는 내달까지 후임 회장을 정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전경련이 어떻게 차기회장이 오기전까지 과도기를 보내게 될지 궁금한데요.

일단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회장 공백 시 상근부회장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10년 당시 조석래 효성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한적이 있는데, 이때 정병철 상근부회장 대행체제로 몇 개월 간 조직이 운영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 같은 대행체제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허 회장과 함께 사퇴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상근부회장은 회장이 임명을 하게 돼 있는데, 상근부회장을 임명할 회장도 없으니 대행체제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회장과 상근부회장이 모두 공석이 된다면 그야말로 유례없는 상황이 되는 것인데요.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족한 ‘혁신위원회’의 장이 당분간 대행체제로 조직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확정인 사항은 아닙니다.

일단 전경련으로선 최대한 후임 회장을 물색하면서 혹시 생길지 모르는 회장 공백 상황에 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회장을 찾는 것이 녹록치 않아 보이지만, 전경련이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성장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의 과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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