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정기 인사 단행···원샷 인사로 진행
'서열 2위' 전무이사 선임 주목···노조 의견도 청취 예정
역량과 성과 중시하는 경영방향성과 일맥상통 전망
"행내 승진이 초점···추후 계열사 대표 선임 이어질 것"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후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전무이사부터 자회사 대표이사단, 부행장 등 인사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 행장이 임직원에게 '공정 인사'를 약속한 만큼 인사 기조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정기인사는 오는 17일 예정돼 있다. 이후 26일까지 전체 자리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사 방식은 임원과 직원의 인사를 한 번에 발표하는 '원샷(One Shot) 인사'로 진행된다. 원샷 인사는 지난 2012년 조준희 전 행장이 처음 도입한 이후 현재 기업은행 고유의 인사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통상적으로 은행권 정기인사는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부·지점장급, 팀장급 이하 직원 순으로 진행되는데 직급별로 나눠 인사를 하다 보면 짧아도 열흘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에 조 전 행장은 인사 시즌에 발생하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는 차원에서 하루 만에 전 직원 인사를 단행하는 '원샷 인사'를 실시했다. 이후 권선주·김도진·윤종원 등 후임 행장들 모두 원샷 인사 방식을 취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부 출신으로 행장이 된 김 행장이 첫 정기인사를 어떻게 단행할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특히 전무이사 추천의 경우 이와 관련해 노조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임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적임자를 선임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노조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부행장으로 불리는 전무이사는 행장이 추천·제청하고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자리다. 대외적인 역할을 하는 행장의 손발이 되어 내부 경영을 총괄한다. 은행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며 은행 안에서는 '2인자'로 통한다.

타 은행들이 이사회에 참여할 권한이 있는 임원(등기임원)을 행장으로 제한하는 것과 달리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분류된다. 행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행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직무 대행도 수행하기 때문에 그 책임이 막중하다. 

은행장 다음으로 은행 업무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전무이사는 은행장 인사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실제로 조준희 전 행장과 이번에 선임된 김 행장도 전무이사를 거쳐 행장으로 승진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무이사 자리를 놓고 기업은행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부 부행장보다 외부 자회사 대표이사들의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기업은행의 자회사는 모두 8곳이다. 이 가운데 5곳의 대표이사 임기가 지난해 3~4월 만료됐다. 기업은행 자회사 대표이사는 관련 법상 임기가 만료돼도 후임자가 없으면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자회사 대표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회에서 최종 임명하는 구조다. 

다만 지분 구조가 '기획재정부→기업은행→자회사'로 이뤄져 있어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자리다. 당시 윤종원 전 행장의 거취 문제와 겹치면서 새 정부 출범과 후임 행장 선임 후로 자회사 대표이사 인선이 밀렸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임기가 종료된 자회사 대표이사의 경우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기존 대표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 공백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 인사가 역량과 성과를 중시하는 김 행장의 경영방향성과 일맥상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평가받은 인사문화를 정착하겠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이 제대로 보상받는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행장 승진 폭은 계열사 대표 선임과 맞물리게 된다. 현직 중 계열사 대표로 이동하는 숫자가 적을수록 부행장 승진자도 줄어드는 셈이다. 15명 부행장 중 3년(2년+1년) 임기를 모두 채운 부행장은 2명뿐이어서 자연 증가로 승진할 수 있는 자리도 2개뿐이다. 오는 3월까지 계열사로 이동하는 부행장이 배출되면 추가 부행장 승진자가 나오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원샷 인사는 전무이사를 비롯해 행내 승진이 초점이고 추후 계열사 대표 선임 등에 따라 추가적으로 부행장 승진자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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