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 74% 달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연체율 상승···일부 업체는 영업 중단도
“기관투자 규제 해소로 투자 확대 기대···상품 비중 불균형 개선될 것”

온투업계 상품유형별 대출잔액 비중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온투업계 상품유형별 대출잔액 비중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온투업계)의 대출 사업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체 대출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탓에 부동산 경기 둔화가 온투업체들의 영업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이다.

11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9개 온투업체의 대출잔액은 1조3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3.9%에 달한다. 온투업계가 취급하는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셈이다.

온투업계 대출의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만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 역시 가시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주요 온투업체들을 살펴보면 부동산 담보 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누적 대출잔액 기준 4위 업체인 투게더펀딩의 경우 지난해 말 부동산담보 대출의 연체율이 10.75%로 전월(7.35%)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투게더펀딩의 전체 대출 잔액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9.3%에 달한다. 5위 업체인 헬로펀딩도 지난해 11월 말 당시 5.54%였던 부동산담보 대출 연체율이 한 달 만에 15.85%로 2배 이상 뛰었다. 다온핀테크 역시 부동산담보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11월 10.46%에서 12월 14%로 3.54%포인트 상승했다. 다온핀테크는 부동산PF와 부동산 담보 대출만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 11월 대출잔액 기준으로 업계 7위였던 그래프펀딩은 지난달 8일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그래프펀딩 측은 “국내의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현황 등으로 신규투자자 모집 및 신규대출 상품 개시를 중단하고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래프펀딩은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 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는 업체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전체 대출의 86.8%를 차지한다.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한 영엽 환경 급변이 경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온투업계 측은 최근 기관투자 규제가 완화된 만큼 유입된 투자금을 토대로 신용대출 비중을 늘린다면 부동산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온투업 영업여건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 활성화를 올해 1분기 중 추진하기로 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업체의 평가 정보만을 가지고 상환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보니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온투업체의 주 고객층인 소액 개인투자자와 일반 법인 투자자들은 신용대출보다는 담보가 있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부동산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업권 전체적인 대출 취급액이나 잔액에서 부동산 상품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투자 규제로 인해 그동안 금융기관의 투자 없이 개인이나 일반 법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운영됐지만 기관투자 규제 문제 해소로 투자가 확대된다면 신용대출 부문에도 상당한 자금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현재 부동산 대출 중심의 상품 구조도 균형감 있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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