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조치 완화에 국제선 여객 회복···10월 일본 규제 완화 후 급증
대한항공, 화물사업에 여객수요 겹치며 역대급 실적 기록
연말 통합 항공사 기업결합 승인 소식 이어지며 급물살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객으로 붐비는 인천공항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항공업계가 올해 긴 휴업을 마치고 재도약에 나섰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업계는 2년 넘게 하늘길이 막혀 절망적인 세월을 보냈지만, 올해부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 및 노선 회복으로 인해 국제선 여객이 빠르게 증가했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국내 항공 여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엔 연 7802만명에 달했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엔 3238만명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1년엔 3504만명 수준으로 소폭 늘었다.

이는 국내선이 그나마 버틴 결과로, 국제선만 비교하면 결과는 더 처참했다.

국제선 여객의 경우 지난 2019년 4541만명이었으나, 2020년엔 702만명, 2021년엔 165만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국내 항공사 수익 대부분이 국제선 여객을 통해 나오는데, 국제선 여객이 큰 폭으로 줄며 수익성 또한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올해부턴 전세계 각국이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 방역규제를 완화하며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3월부터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 의무를 폐지했으며, 10월엔 입국후 PCR 검사 의무까지 폐지하면서 해외 여행 문턱이 낮아졌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지난 5월부터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추진하며 국제선 증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 초 국제선 운항 규모는 코로나 이전 대비 8.9%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국토부는 5~6월 동안 주 100회씩 국제선을 확대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도착항공편수 제한도 2년 만에 10대에서 20대로 완화했다. 이어 7월부터는 매월 주 300회씩 증편에 나섰으며 인천공항 시간당 도착 항공편수도 30대로 늘렸다.

특히 지난 10월 일본 정부가 무비자 입국과 개별 자유여행 허가, 하루 입국 인원 제한 등을 폐지하면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일본은 국내 항공 여행의 핵심으로,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인기 여행지가 많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선 동남아와 함께 비중이 큰 노선이다.

코로나19 이전 당시 LCC의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은 30% 수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일본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 기준 일본 노선 여행객은 2147만명으로 단일 국가 중 가장 많았으며, 전체 국제선 여객(8646만명)의 24.8%를 차지했다.

지난 1월 일본 노선 여객은 5164명에 불과했으나, 입국 제한이 풀린 11월엔 42만360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는 국제선 전체 여객(158만명)의 26.5%다.

전체 국제선 여객도 지난 1월엔 36만명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 11월엔 309만명으로 8.5배 늘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제주항공의 경우 증권업계에선 올 4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진에어나 티웨이항공 등 다른 항공사도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1분기엔 흑자전환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화물 사업 비중을 늘리며 수익 방어에 성공한데다, 올해에는 여객수요까지 늘어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조363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7599억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조8059억원으로 작년보다 65% 성장했다.

특히 3분기 기준 여객노선 수익은 1조4543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화물 사업도 매출 1조85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5% 성장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대한항공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기록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분기 매출 1조360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각각 41.7%, 2680% 증가했다.

아울러 올해 국내 항공업계에선 양대 항공사 통합 건도 주목받았다.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통합을 결정하며 독점이 우려되는 국제선과 국내선 일부 노선에 대해선 신규 항공사가 취항할 경우 슬롯(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및 운수권(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권리)을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전까지 해당 노선에 대해선 운임인상 및 좌석 공급 축소 등을 제한하기로 했다.

공정위 결정 이후 양사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해외 경쟁당국이 수개월 동안 반응이 없어 통합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연말 들어 기업결합 승인 소식이 들리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1월 “대한항공이 제출한 수정 제시안이 수용할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사실상 양사 결합을 승인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 26일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미국은 심사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선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영국과 중국이 합병을 승인한 만큼 상황이 비슷한 유럽연합과 일본도 통합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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