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2020년 연임 이어 재연임 가능성 높아
코로나 위기에도 역대급 실적 기록···화물 사업 확대 전략 주효
내년 아시아나 합병 앞두고 항공업 잔뼈 굵은 우 사장 역할 중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대한항공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 사진=대한항공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다, 내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새 사장 교체 보다는 연임을 통해 안정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사장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우 사장은 2017년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2019년 사장으로 승진,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며 6년째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다.

우 사장은 1962년생으로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에 입사한 후 2004년 경영기획실 팀장(상무보)으로 승진하면서 임원 경력을 쌓았다. 이후 미주사업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우 사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불린다. 경영전략본부에 있을 때부터 조원태 회장과 합을 맞췄으며, 이후 조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은 첫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조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입증했다.

특히 우 사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대한항공 실적 개선을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3141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무려 224% 증가했다. 증권 업계에선 올해 대한항공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해 경신한 최고 영업이익인 1조417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우 사장은 코로나19로 여객 사업이 줄어들 것을 대비해 초기에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다른 항공사보다 빠르게 화물 사업을 확대했으며, 이같은 전략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 주효했다. 코로나로 인해 항공 화물이 늘어나고, 운송비까지 크게 오르면서 대한항공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6401억원으로 여객 사업(2조1146억원)의 30% 수준이었으나, 지난 2021년 3분기에는 화물 사업 매출이 1조6503억원으로 여객 사업(3319억원)의 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내년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이 본격화되는 만큼, 우 사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을 위해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전날 중국이 양사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해외 경쟁당국 심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직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곳은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영국 등 4개국이며 이 중 영국은 경쟁당국이 대한항공 시정안을 수용하며 곧 기업결합을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은 심사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으나, 업계에선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과 중국이 합병을 사실상 승인한 만큼, EU와 일본도 합병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경쟁당국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곧바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합병 작업에 착수한다.

양사 통합은 국내 최대 항공사의 합병인데다, 전세계 항공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인만큼 오랜 기간 대한항공을 이끌어온 우 사장의 노하우가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 여러 부서를 거치며 현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 받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특히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도 우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 사장 취임 이후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다, 내년 아시아나와의 합병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더미인 만큼 우 사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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