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상품 및 브랜드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권리 있어
테슬라, 경쟁사에게 위협 받는 상황에서 서비스 강화 필요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테슬라는 언론 응대를 안 하기로 유명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렇다. 오보를 내더라도 웬만해선 무대응 원칙을 유지한다. 테슬라와 소통하기 위해선 트위터를 이용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종종 일론 머스크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일론 머스크의 이러한 방침을 ‘쿨하다’고 말한다.

정말 일론 머스크의 행동이 쿨하기만 한 것일까. 일론 머스크가 언론 무응대 원칙을 유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판매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은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전까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언론 응대를 할 경우 사고가 날 때마다 일일이 반응해야 한다.

일론 머스크를 인류를 구원할 천재로 생각하는 입장에선 이러한 무대응 방침을 이해할 것이다. 혁신적인 변화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언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선 이런 생각이 공감을 얻는다. 이들에게 언론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언론 응대는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 소비자 측면에선 자신이 소비하는 상품과 브랜드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판매하는 상품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필요성이 더욱 크다. 또 테슬라 입장에서도 언론 응대는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객 서비스 증대는 필수 과제다.

소비자는 민감하다. 판매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한 테슬라는 올해 국내 판매량이 감소했다. 카이즈유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1월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은 1만4372대다. 전년 동기 1만7818대에 비해 판매량이 19%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난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올해 가격을 인상했다가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단기적으론 언론 무대응 원칙이 이득일 수 있다. 경쟁사 대비 긴 주행거리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면 여러 비판에도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등 경쟁사의 전기차 품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언론 무대응 원칙을 고수한다는 건 현명하지 못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미 하드웨어 측면에서 테슬라 제품은 경쟁사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적이 단지 돈에 있지 않고 인류를 위하는 데 있다면 언론 응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완전한 기술을 구현하는 게 진정 인류를 위하는 길이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실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 기업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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