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구속되자 “서훈은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 입장문
서훈,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혐의로 구속···輿 “文도 수사해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사건으로 구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간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페이스북에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전날 서 전 실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해양경찰청을 통해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월북한 증거가 부족함에도 월북한 정황을 발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 첩보와 국가정보원 첩보 가운데 이씨의 월북 정황과 배치되는 내용을 삭제하라고 국방부·국정원에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이 구속 위기에 몰리자 지난 1일 윤건영 의원을 통해 “안보 사안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이 구속되자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서 전 실장은 한미 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며 서훈을 두둔했다.

이어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라며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 긴 세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문에 대해 국민의힘은 비판에 나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평범한 우리 공무원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도 모자라 국가가 나서 자료를 조작 은폐해 월북몰이로 규정한 사건“이라며 ”서 전 실장은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로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치하고 김정은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월북으로 단정 지으며 명예살인까지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에 대해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서 전 실장을 두둔해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어서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서 전 실장 구속을 계기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여권에서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 전 실장 구속은 정권 차원의 사건 은폐 및 '월북몰이' 혐의가 인정된 것“이라며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책임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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