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상···사상 첫 6연속 금리 인상 단행
‘베이비스텝’으로 긴축 속도 조절
금리 인상 필요성 여전하지만···환율 안정세 및 자금시장 경색 고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으나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된 것과 함께 채권 등 자금 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 5, 7, 8, 10월에 이어 이번 달까지 여섯 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한은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처음이다.

금융위가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여전히 5%대 중반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로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석 달 만에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또한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한국(3.0%)과 미국(3.75~4.00%)의 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진 점도 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이 됐다.

다만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 안정된 원·달러 환율, 채권 등 자금시장 경색 우려,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 폭은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좁히면서 통화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달 1400원대 초중반을 오르내리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1300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반면 신용 채권 금리와 국고채 금리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기업어음(CP) 금리는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자금 조달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결정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16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0%는 금통위가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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