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 일변도에서 장르·플랫폼 다양화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이번 지스타는 진짜 게임 행사같다.”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시연하고 나온 한 관람객은 “모바일뿐만 아니라 PC나 콘솔 게임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해서 오게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일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린 지스타 2022는 지난해와 비교해 규모나 행사 구성, 출품한 게임의 성격까지 모든 게 달랐다. 

우선, 참가사나 관람객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면서 코로나 19 이전의 열기를 회복했단 평가다. 나흘간 지스타를 방문한 관람객은 총 19만4000명으로 지난해(2만8000명)와 비교해 7배 가량 늘었다. ‘지스타 TV’ 온라인 방송은 총 97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는 전시회가 아닌 체험형 축제로 꾸려졌단 점도 지난해와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에는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행사나 신작 트레일러를 감상하는 방식이 주였다. 전시관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제한적으로 운영됐고, 출품된 신작 개수도 적은 까닭이었다. 

반면, 올해 지스타는 게임사 대부분이 체험형 부스를 꾸렸고, 기본 대기 시간이 한 시간을 훌쩍 넘기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4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넥슨은 300부스 대부분을 체험 부스로 꾸몄다. 특히 ‘마비노기 모바일’에 참관객이 몰리면서 대기 시간이 3시간 이상을 넘기기도 했다. 넷마블도 신작 4종을 공개했다. ‘나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신작이 인기를 끌면서 좋은 평을 받았다. 

게임사가 선보인 신작을 보면 ‘장르·플랫폼 다양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게임사는 22종의 신작을 선보였다. 이 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는 7종에 그쳤다.

넥슨의 경우 퍼스트 디센던트를 슈팅과 RPG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로 개발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레이싱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넷마블도 ‘아스달 연대기’를 제외한 신작을 모두 MMORPG 이외 장르로 선보였다. 3인칭 슈팅(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배틀로열(하이프스쿼드), 액션 RPG(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은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수집형 RPG다.

국내 게임에서 보기 드물었던 생소한 장르도 등장했다. 네오위즈는 싱글 플레이 액션 RPG의 한 종류인 소울라이크 장르로 ‘P의 거짓’을 개발하고 있다. 소울라이크는 싱글 플레이와 어려운 난이도가 특징이다. 이는 다중 접속 플레이와 자동사냥으로 쉽게 즐기는 MMORPG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크래프톤이 곧 출시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서바이벌 호러 장르로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모바일 MMORPG는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번 지스타에서 국내 게임사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르 다앙화에 따라 플랫폼도 모바일에서 멀티플랫폼으로 진화중이다. 

이용자들은 이런 변화를 반긴다. ‘돈 되는 게임’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이 나온다는 기대에서다. 개발자 인터뷰를 다녀보니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말이 있었다. 수익성에 앞서 재미를 먼저 추구하겠단 것이다. 지스타에서 엿봤던 게임사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가 결실을 맺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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