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하석주·포스코건설 한성희 대표이사 모두 내년 3월 임기만료
장수 CEO 반열 올랐지만 롯데건설은 재무 불안정·포스코건설은 실적 악화 부담

10대건설사 가운데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된다. 사진은 (좌)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우)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10대건설사 가운데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대표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된다. 사진은 (좌)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우)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가 약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하석주 대표이사와 포스코건설의 한성희 대표이사 모두 그룹 내 최소 30년 이상 몸담아오며 쌓아온 성과로 그룹 내 신임이 두텁고,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를 고려해 정비사업 분야에서 수주를 사상 최대로 많아 해놓았다는 부분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근래 들어 롯데건설은 재무 불안정성이, 포스코건설은 실적 악화가 부각되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 대표이사는 롯데칠성음료 입사를 시작으로 이후 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롯데건설 경영지원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7년 대표이사를 맡으며 재무와 주택부문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이 주를 이루며 2020년 초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무 건전성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3566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6091억원까지 급증한 영향이다. 또 정비사업 조합이나 시행사에 대한 채무보증 형태인 자금보충약정금도 4조3000억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많다. 자금경색에 따른 유동 지원 차원에서 최근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엔 7000억, 롯데정밀화학엔 3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재무구조의 취약성은 그동안 공들인 사업장의 수주 실패로까지 이어졌다. 이달 초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하석주 대표이사까지 합동설명회에 나서며 자사를 선택해줄 것을 호소했지만 깃발을 꽂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향후 건설업을 둘러싼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주곳간을 넉넉히 채워뒀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은 정비사업 분야에서 4조2620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하며 창사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해외공사 수주액도 눈에 띈다. 지난해 보다 10배 이상 급증한 15억4732만 달러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이나 롯데알미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그룹 계열사의 발주량도 늘었지만 필리핀과 중국 등에서 수주한 철도 프로젝트, 건축물 시공사업 등의 성과도 있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도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 대표이사 역시 포스코그룹 경영전략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3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로 올랐다. 포스코건설은 그룹 내 포스코인터 다음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CEO의 책임은 막중하다.

취임 당시에는 비건설 CEO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취임 직전인 2019년 24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을 취임 첫해 38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듬해인 지난해 영업이익은 4400억원까지 개선을 이루며 비건설 CEO라는 세간의 우려를 씻어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좋지 않다. 1~3분기 영업이익은 28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570억원 대비 20% 가량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자재값 상승 등 원가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로 국내 주택시장에서 존재감을 극대화할 것을 예고했지만 론칭 후 아직 브랜드 데뷔에 성공한 사업장도 없다.

그나마 이곳 역시 도시정비분야에서 4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이미 쌓아 지난해 실적을 일찌감치 넘기는 등 최대 실적을 확보한 점 만이 부각된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연임 여부에 주목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겠지만 건설업황을 둘러싼 환경이 악조건이라는 점을 볼 때 위기 속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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