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인파 어제오늘 일 아냐···사고 가능성 있음에도 예방 못한 대응 방식 바뀌어야

할로윈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21년 10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할로윈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21년 10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할로윈을 맞아 있었던 이태원 참사에 온 국민이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계속된 코로나19 거리두기와 일상에 지쳐 있던 와중에 흔치 않는 이벤트 한번 즐기려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올해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일까요.

일각에선 야외 마스크 해체로 올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고가 났다고 하는데요. 작년만 해도 17만명이 찾았고 하루에 8만명이 찾기도 했다고 합니다. 8만명이면 사고가 안 나고 올해처럼 10만명이면 사고가 난다고 이야기하는 것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설사 10만명이 넘었다고 해도 수십만, 아니 100만명이 운집한 축제도 아무 사고가 없었는데 단순히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 자체를 사고의 직접원인이라고 보기엔 힘든 것이죠.

그동안 사고가 없었으니 괜찮았던 것이라고 보는 것보다 이번 참사로 그동안의 위험성이 부각됐다는 표현이 정확해 보입니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한 30대 남성은 “이번에 사고가 나서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일 뿐, 예전에도 사람들에 치어 지나다닐 정도였다”고 전했습니다. 몇 년 전 이태원 근처에 갔다가 너무 많은 인파를 보고 도망갔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태원 압사사고가 난 그 골목은 가본 사람은 알지만 딱 보기에도 상당히 좁아서 한 번에 인파가 몰리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곳입니다. 훗날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고의적으로 군중을 밀었던 무리도 있었을 가능성 등도 존재하고요.

직접적인 참사 원인은 조사하면 언젠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핵심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이는 상황을 미리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예 매년 지하철 무정차, 차 없는 거리 조치 등으로 제대로 된 축제가 되도록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할로윈 퍼레이드 행사를 할 때에도 어린아이들까지 포함해 수십만, 100만명씩 모여 즐긴다고 하는데 경찰 통제 하에 큰 혼란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은 인원을 배치해 일일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관리해 사고도 없고 시민들이나 관광객들도 즐겁게 즐긴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잘 대비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