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방점 찍힌 인사 예상, 컨트롤타워 복원 여부에 관심 모여···“뉴삼성 비전 내년 제시 가능성”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삼성그룹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사실상 정체기를 맞이한 현재의 사업 및 조직구조가 어떻게 변모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거쳐 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지만, 대한민국 최대 기업 총수 취임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게 이뤄졌다.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별도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을 고려해 창립기념 행사도 차분히 치러졌다.
시장에선 이 회장 취임으로 삼성이 맞게 될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이 회장 체제에서의 첫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는데, 사업부문장을 비롯 주요 인사는 변화보단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이미 이재용 회장 체제가 굳어진 상황 속에 사장단 인사로 큰 변화를 주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관심 포인트는 인사폭보다 사라진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복원시킬까 여부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조직적 변화는 컨트롤타워 설치다. 현재는 3개 TF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임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조직 재건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과거 문제가 됐던 점을 감안해 조직 복원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재계 인사는 “과거 미전실이 논란을 겪었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주요 기능을 제외하고 조직을 복원하면 복원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삼성의 딜레마”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사업적으로 이뤄질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전자는 가전, 모바일, 부품(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를 수 년째 유지하고 있다. 가전과 모바일 시장 성장성이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사실상 반도체가 삼성 실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회장 체제가 됐다고 해서 당장 기본적인 사업 틀이 바뀌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투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뉴 삼성 비전 제시는 현재로선 지금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석이다. 한 삼성 인사는 “이태원 참사 등 대외여건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은 현 상황 속에 무언가를 내놓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박주근 대표는 “일단 올해는 조직의 기본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적어도 내년도엔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