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 식품 기업과 MOU
이달 말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생산 공장도 본격 가동 예정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맥주 찌꺼기로 친환경 푸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에 대한 국내 식품 업계의 협업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에 참여해 건강식품 개발과 ESG 경영 모두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 기업들이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손잡고 친환경 식품 공동개발에 나섰다. 맥주나 식혜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맥주박·식혜박)을 활용해 환경 친화적이고 건강한 식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다. 

리하베스트의 핵심 제품은 친환경 대체 밀가루인 '리너지가루'다. 리하베스트는 오비맥주와 서정쿠킹으로부터 맥주박과 식혜박을 수거해, 살균·건조·분쇄 과정을 거쳐 리너지가루를 가공한다. 리너지가루는 일반 밀가루 대비 칼로리가 30% 낮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는 각각 2배, 21배 많아 환경뿐 아니라 건강도 챙겼다. 

이미지=리하베스트

국내 식품 기업들은 리하베스트의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푸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와는 지난 2020년 친환경 푸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통해 맥주박 공급 외에도 '리너지바(RE:nergy bar)', '리너지 크래커'를 선보였다.  

CJ푸드빌 뚜레쥬르와도 리하베스트와의 MOU를 통해 친환경 대체 밀가루 원료인 밀기울과 리너지 가루를 접목해 만든 '착한 빵식 통밀 식빵'을 지난달 출시했다. 

전날 리하베스트는 수제맥주 기업 브롱스와도 MOU를 체결해 이달 말 리너지가루로 만든 피자 도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스터피자와도 리너지가루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비건 베이커리 더브레드블루도 이달 내 리너지가루로 만든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하베스트와 손잡은 식품 기업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처럼 국내 식품업계가 업사이클링 푸드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전 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 규모도 한몫한다. 2022년 기준 530억달러(약 70조원)의 업사이클링 푸드 시장은 연평균 4.6% 성장해 오는 2032년 833억달러(11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너지가루로 만든 식빵을 출시한 CJ푸드빌 뚜레쥬르 관계자는 "착한 빵식 통밀 식빵을 출시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반응이 꽤 좋다"며 "앞으로도 리하베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후속 제품을 내놓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뚜레쥬르가 지구환경과 소비자의 건강을 위한 활동에 집중해왔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제품 개발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하베스트는 경기도 화성에 국내 최초 업사이클 원료 생산공장을 완공해 현재 베타 생산에 돌입했다. 이달 말 정식 가동될 예정이다. 서울창업허브에 이어 아셈중소기업친환경혁신센터(ASEIC),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 해외 판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내년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 하이폭맹주그룹, 인도네시아 빈땅맥주와 MOU도 맺었다. 

리하베스트 관계자는 "푸드 업사이클을 통해 기존의 '자원-채취-대량생산-폐기' 단계로 소모되는 F&B 구조를 선순환시키는 게 리하베스트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여러 국내외 식품 업계들과 다양한 제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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