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대표하는 가전 부문 코로나19 특수 사라지면서 판매 부진 빠져···전기차 관련 사업부 및 계열사 성장세 눈길
LG엔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목전···로봇사업도 지속적 투자 이뤄질듯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OLED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LG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해 OLED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LG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LG그룹이 25일부터 구광모 회장 주재로 한 달간 사업보고회를 진행키로 했다. 올해 사업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자리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속 과거 정통 주력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구 회장으로선 LG그룹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LG하면 ‘전자’였지만 LG전자의 과거 주력사업 상황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년 적자행진을 하던 MC사업본부를 정리하기 전부터 LG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은 사실상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만드는 HE사업본부가 도맡아왔다. 그러나 잘나가던 두 부문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으로 이는 유독 LG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LG전자는 지난 7일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 74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지만, GM(제너럴모터스) 전기차 리콜로 대손충당금이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LG전자가 미래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전히 실질적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사업은 가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 회장으로선 미래 먹거리 키우기에 속도를 내야 할 상황이다.

다만, 미래가능성을 놓고 볼 때 LG그룹의 주력이 될 만한 사업들은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로서 LG의 주력사업으로 부각되는 부문은 현재는 전기차, 장기적으로는 로봇”이라며 “VS부문의 경우 과거보다 실적이 많이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기차와 관련한 LG 사업들의 지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자동차 전장부분을 담당하는 LG전자 VS사업본부는 수년간 적자를 내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하고 연속으로 흑자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액수 자체를 떠나 미래 성장가능성을 흑자전환을 통해 보여줬다는 평가다.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LG그룹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였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현재까지 누적 이익을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123조를 넘어선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의 간판으로 부각되고 있다.

로봇관련 사업은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지만 구 회장이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속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로봇 부문은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등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시장이 커지며 어떤 경쟁구도가 펼쳐질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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