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일 처리 확실 관료 선호···무능 판단 시 좌천발령 불사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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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장관에 취임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스타일이 주목된다. 이미 제1차관으로 근무하며 여러 차례 인사를 단행한 조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들처럼 업무능력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복지부와 유관기관에 따르면 조규홍 장관은 지난 5월 중순 복지부 제1차관에 부임한 이후 인사권을 행사해왔다.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장관 후보자가 재직 중일때는 초안을 작성, 후보자 결재를 받았고 후보자가 부재중인 경우 장관 직무대행 자격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직원들 전언이다. 

조 장관이 복지부에 입성한 후 여러 차례 인사 발령이 있었지만 지난 8월 중순 대규모 실국장 승진인사에도 당시 조 차관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장관 취임 전부터 복지부 인사를 주도한 조 장관 스타일을 직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 외부 출신 모 장관은 부임 초기 관료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인사권 행사가 직원 통제 수단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효율적으로 행사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우선 조 장관이 선호하는 관료 스타일은 ‘스마트’라고 복수 직원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행정 업무 진행이 간결하고 일 처리가 확실한 관료를 조 장관이 좋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중앙부처를 이끌어 가는 장관 입장에서 당연하지만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고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단순하게 업무능력이 우수하고 탁월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어렵다”며 “복잡한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조 장관이) 보고 능력도 꼼꼼히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능력을 갖췄다고 조 장관이 인정한 관료로는 A국장과 B과장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A국장 능력과 실력은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과거 장관비서관과 청와대 파견 시 수석 비서관 등을 역임, 윗사람을 모시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복지부가 아닌 외부 출신이어서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한 조 장관 심리 분석에 능했다는 지적이다. B과장 역시 그동안 복지부에서 요직을 섭렵한 실력파이고 추가로 우직한 성격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 조 장관 눈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조 장관이 껄끄러워하는 관료 스타일은 업무 진행에 있어 무능하다고 판단된 사례로 분석된다. 사실상 좌천발령을 받았던 C국장과 D국장이 이같은 경우다. C국장은 업무 진행 내용보다는 형식에서 실수했다는 직원들 전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업무보고 등에서 장관이 질문했을 때 즉각 답변을 하지 못할 경우 해당 관료를 무능하다고 생각하며 답답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결국 본인 담당 업무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기재부에서 오래 근무한 대신 복지부에는 지인이 적었던 조 장관은 능력 있는 관료를 승진시키고 무능하다고 판단되는 관료에 좌천발령을 내는데 거침없다는 직원들 설명이다. 과거 외부 출신 장관도 쉽게 하지 못했던 언행을 그는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 장관이 복지부 내 행정고시 고참 국장들을 개별로 불러 30분씩 시간을 내 명퇴 설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에서 부임한 장관도 그동안 직접 대면에 부담을 갖고 인사과장을 시켜 명퇴를 권유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조 장관도 타 부처 장관들처럼 업무능력을 중시하는 인사스타일로 파악된다. 특히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지인이 거의 없는 부처이기 때문에 승진인사와 좌천발령을 과감하게 진행하는 스타일이어서 복지부 관료는 더욱 본인 업무 파악과 정책 연구에 힘써야 할 전망이다. 관가 관계자는 “사람의 능력 유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며 “조 장관은 본인 업무보다는 유력자 대상 로비에 더 신경 쓰는 극소수 고위직 관료를 인사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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