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하락 및 전월세 전환율 상승에 따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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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지난 8월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월세 세입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에서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보다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반대로 세입자보다 집주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세 수요가 높아진 것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월 환산이율인 전월세전환율(7월 4.26%)이 높아지면서 임차인들도 월세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월세 수요가 많다 보니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는 8월 0.12% 올라 2019년 7월 이후 3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8월 0.25% 떨어지며 2019년 4월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월세 유형 중에서도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순수월세 상승세가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상승 폭은 0.2%였지만,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순수월세는 8월 0.26%로 좀 더 상승했다.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 초과)는 0.03% 하락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순수월세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북·동대문·성북 등 서울 동북권으로 0.45%를 나타냈다.

부동산원은 전월세 전환율 상승으로 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월세의 방향성은 전세가격 하락폭과 전월세 전환율 상승 폭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의원은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전세난과 월세 난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시장 가격 조절 기능에 개입한 제도들을 손봐 임차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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