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수주액 224억 달러, 전년 대비 29% 증가
중동·유럽·아시아서 고루 수주···삼성물산 1위
사우디 네옴프로젝트 등 대형 인프라 발주 기대
3년 연속 300억 달러 돌파 기대감 커져

/ 자료=해외건설협회
/ 자료=해외건설협회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하반기 들어 건설업계가 굵직한 해외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속속 따내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침체된 국내 주택 사업 대신 해외로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환율 급등과 고유가 추세로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있어 3년 연속 수주액 300억달러 돌파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해외 건설 수주액(7일 기준)은 224억2841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4억 달러)와 비교하면 29%(50억 달러) 늘어난 것이다. 수주 건수도 349건에서 405건으로 16%, 시공 건수도 2057건에서 2251건으로 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 66억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동기 대비 16억 달러 많은 수주 기록을 올렸다. 아시아 92억 달러, 태평양·북미 29억 달러, 유럽 26억 달러를 수주했다. 아프리카 수주액은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남미에서는 2억 달러를 수주해 전년(8억 달러) 대비 부진한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수주액이 늘어난 건 하반기 들어 수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 7월 미국 텍사스에서 19억1434만 달러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5억8279만달러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다. 카타르에선 6억3787만달러 에너지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도 필리핀에서 10억3400만 달러 규모의 마닐라 도심 관통 철도 공사를 따냈고 이어 쿠웨이트에서도 1억5531만 달러 규모의 항만 공사를 수주했다.

업체별로 삼성물산은 49억547만 달러를 수주해 1위를 달렸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24억8488만 달러) ▲삼성엔지니어링(24억3517만 달러) ▲롯데건설(14억2330만 달러) ▲현대건설(10억9493만 달러) ▲대우건설(10억180만 달러) 등이 10억 달러 이상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5억8769만 달러)와 GS건설(5억557만 달러)도 뒤를 이었다.

업계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로 국내 부동산이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유가 호황 속 중동 산유국들이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는 점이 호재로 꼽힌다.

하반기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 카타르 LNG 생산시설 확대, 쿠웨이트 세계 최대 석유화학 연구센터 건립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는 5000억 달러를 투입해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0월 말~11월 방한해 한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해외 진출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다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연 500억 달러 수주, 세계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한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전략’을 수립했다. 정부는 중동의 대규모 발주가 늘어나고 아시아∙중남미의 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등 해외 인프라 시장이 활성화하는 분위기에 발맞춰 기업들의 해외건설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 산유국들이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재정 여건이 개선됐다”면서 “향후 정유·석유화학 공장 등 플랜트 시장의 발주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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