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청약 흥행···집값·청약 문턱 높아지자 대안으로 떠올라
저렴한 임대료·10년 장기 거주에 주거 부담 낮춰
월세 가격 매달 최고치 경신···“민감임대 관심 더 늘어날 듯”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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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가 재조명 받고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월세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무주택자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뜨거운 청약열기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청약접수에 나선 ‘삼송 서한 비아티움’은 34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797건의 청약접수가 몰려 평균 19.9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올해 7월에도 ‘힐스테이트 관악 뉴포레’가 11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536건의 청약이 신청되며 평균 9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특별공급 75%, 일반공급 95% 이하 수준에서 임대료가 책정된다. 2년마다 계약 갱신 시 상승률 연 5% 이하 제한을 두고 있어 임차인의 자금 부담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최대 8~10년까지도 장기 거주가 가능해 이사 걱정도 덜 수 있다.

최근 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와 일반 임대의 월세 가격 차이는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올해 10월 입주를 앞둔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 ‘고척아이파크’는 중간층 기준으로 전용 64㎡가 임대보증금 2억3400만원에 월 49만원, 전용 79㎡는 2억4800만원에 월 56만원으로 초기 임대료가 책정됐다. 특별공급은 더 저렴해 전용 64㎡가 보증금 2억900만원에 월세 44만원, 전용 79㎡는 보증금 2억2000만원에 월 50만원을 낸다.

반면 1km 가량 거리에 있는 입주 14년차 ‘고척파크푸르지오’ 전용 59㎡는 올해 5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만원, 전용 84㎡는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 13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보증금이 저렴하고 전용면적에 차이가 있어 고척아이파크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고척파크푸르지오가 구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두 배 이상 월세가 비싼 셈이다.

최근 분양에 나선 ‘동인천역파크푸르지오’도 인근 시세에 비해 초기 임대료가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이 단지 전용 59㎡는 보증금 1억6000만원에 월세 42만원, 전용 84㎡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는 50만원 선이다. 반면 같은 인천 송림동에 자리한 2009년 준공된 ‘송림풍림아이원’ 전용 59㎡는 올해 8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전용 84㎡는 지난 5월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90만원에 계약됐다. 전월세전환율 2.5%로 보증금을 동일하게 책정할 경우 송림풍림아이원 전용 59㎡는 월 49만원, 전용 84㎡는 월 55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기에 여전히 민간임대 아파트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선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현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 2만3766건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인 4만7588건을 나타냈다. 월세 수요 증가에 월세가격도 치솟으며 8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5.08로, 전월(104.7)보다 0.38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 월세값 역시 작년 7월 100만3000원에서 올해 8월 105만7000원으로 5.38% 올랐다(보증금 1억원). 강남구의 중위 월세가격은 보증금 3억원에 월세 228만2000원에 달하며 1년 새 6.9%(14만8000원)가 상승했고 서초구 176만원(중위 보증금 4억원), 용산구 175만5000원(1억원) 등으로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 상승으로 자발적으로 월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데다 매매가격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월세 수요가 늘며 월세값 역시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라며 “합리적인 월세로 신축 아파트 인프라를 누리면서 상승기에 내 집 마련을 도모할 수 있는 민간임대 아파트 수요는 갈수록 더해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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