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악화·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에 계획 실행 차질
올 광복절 특사 잎두고 37조원 추가 투자계획 발표···이행 여부 주목

 

신동빈 롯데 회장(가운데)이 2018년 10월 5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가운데)이 2018년 10월 5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5일 집행유예로 출소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직후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롯데는 결과적으로 이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다.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등의 대내외 악재로 약속을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롯데는 신 회장의 출소 직후 향후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화학과 건설, 유통, e커머스 등을 집중 육성하고, 이 과정에서 7만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단, 주요 계열사의 실적과 고용 규모가 줄면서 투자·고용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화학 사업부문(BU)을 이끄는 롯데케미칼의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5450억원, 1조9673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18조1204억원, 영업이익 1조5356억원이다. 매출은 2조원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000억원 줄었다.

올해 2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악재가 또 다시 롯데를 덮친 셈이다. 

임직원 숫자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폭 증가했다. 2018년 3155명이던 임직원은 올해 6월 기준 4497명이다. 정상적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 회장 출소 당시 발표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은 기업 존속을 위해 인력을 축소해야 했다. 2018년 2만5083명이던 임직원은 올해 6월 기준 2만678명으로 줄었다.

롯데그룹은 대내외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신 회장의 올해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37조원의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과 유통 분야에 자금을 투입하는 게 골자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투자 계획에 속도를 더해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바이오와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등 혁신사업도 육성해 국가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선 롯데의 4년 전 계획이 대내외 상황 악화로 실행에 차질을 빚었듯이, 이번 투자 약속도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완벽한 이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국가 경제가 신음하는 상황에 기업이 나서 투자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살리려 한다는 취지에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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