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과 협상 결렬···쟁의 찬성 시 파업 진통 예상
토지 용도변경 문제로 신규 공장 이전도 난항···아이오닉6 신차용 타이어에서 금호타이어만 제외돼
전문가 “인건비 조정, 중국시장 판매 확대가 해결책 될 수 있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금호타이어가 노사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규공장 이전 역시 허가가 나오고 있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번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6 타이어 공급에서도 국내 타이어 3사 중 금호타이어만 제외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21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며 쟁의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찬반투표는 이날부터 진행돼 내일(22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에 ▲반납 상여금 200% 환원 ▲국내 공장 설비투자 ▲임금 5% 인상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노조가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상여금을 반납하는 등 희생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쟁의에 돌입할 시 갈등이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4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으며, 이전 합의에 따라 상여금 지급도 미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는 공장이전 및 설비투자로 도약을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규공장으로 이전하기 위해선 사용 중인 공장의 토지를 매각해야 하지만, 가동 중인 상태에서 공장의 부지를 주거용이나 상업용으로 용도변경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업용 부지보단 주거용이나 상업용 부지의 가치가 높은 편이다. 현재 사용중인 공장은 노후화로 설비투자에 한계가 따른다. 

토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선 공장의 가동을 중지하고 변경 조건을 갖춘 뒤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금호타이어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용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절차에 따라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신규공장을 우선 설립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632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액 1조2193억원, 영업이익 118억원) 대비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유동부채는 2조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05억원 대비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과 더불어 원재료 가격 인상 및 코로나 이슈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공장이전과 관련해서는 “광주시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의 신형 타이어 /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이번 아이오닉6 타이어 공급에서도 제외되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아이오닉6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최근 전기차 시대로 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공급은 타이어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수익성이 내연기관용 타이어에 비해 높은 것도 있지만, 주요 브랜드 및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보급해야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리고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도 판매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업계에서 교체용 타이어와 신차용 타이어의 판매 비중은 7:3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수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선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서도 신형 타이어 공급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기아 EV6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경영난 해소 방법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신형 타이어 공급과 더불어 인건비 조정 및 중국시장 판매 확대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신차용 타이어와 동일한 교체용 타이어를 쓰려는 경향이 있다”며 “사실 OE(Original Equipment·신차용 타이어)는 판매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지만 RE(Replacement Equipment·교체용 타이어) 판매를 위해 지속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전에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올라갔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인건비를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사태로 반한감정이 거세지기 전까지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괜찮은 편이었다”며 “중국시장 마켓셰어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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