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형사, 8월 車보험 평균 손해율 82%···집중호우 여파에도 ‘선방’
중소형 손보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 93.6%
5개사 자동차보험 점유율 88%···우량고객 대형사로 쏠려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달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 여파로 손해보험사 전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다. 다만 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손해율이 올랐음에도 80% 초반대에 머물면서 나름 선방했지만 중소형 손보사들은 평균 손해율이 9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적자 구간에 진입하는 등 손해율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8.3%로 전월(86.3%)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전체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을 의미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 보험사들은 벌어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이 더 커져 적자를 보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80% 전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 5개사 역시 손해율이 상승했으나 집중호우 여파가 컸던 것에 비해 손해율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기준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2%로 집계됐다.

삼성화재는 전월 대비 3.5%포인트 오른 83%를 기록했다. DB손보는 전월 대비 6.2%포인트 상승해 83%를, KB손보는 3.7%포인트 높아진 83.1%로 집계됐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는 전월 대비 각각 2.8%포인트, 2.4%포인트 상승한 80.9%, 80%를 기록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8월 8일부터 18일 오전 10시까지 손보사에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차량 피해 건수는 1만1685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1637억1000만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 침수 피해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손보사는 평균 손해율이 80% 초반으로 상승하는 데 그치며 적정 손해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중소형 손보사들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 AXA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의 지난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6%로 대형 5개사에 비해 11.6%포인트 높았다.

중소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85%를 넘어서며 적정손해율을 상회했다. MG손해보험의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14.7%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은 각각 95.5%, 90.2%를 기록하며 손해율이 90%를 넘어섰다. 한화손해보험(85.6%), 롯데손해보험(85.9%), 흥국화재(89.7%) 등은 90%를 넘어서진 않았으나 85%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하며 적자 구간에 진입하긴 마찬가지였다.

집중호우 여파로 손보사 전반의 손해율이 상승했지만 중소형사의 손해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대형사에 비해 불리한 영업환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 시장 내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가 우량고객들이 대형사로 쏠리면서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고객을 취급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올해 상반기 말 5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88%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중소형사에 비해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사고가 발생해도 분모가 큰 탓에 손해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며 “사고 위험이 낮고 손해율이 양호한 물건은 대부분 대형사에서 인수되고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에서 인수가 거절된 고객들이 가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 손해율이 다소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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