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 만료되는 내년 9월 시장 진입 준비
오리지널 제약사의 특허연장 우려 제기
"특허 회피 전략 마련해 시장 점유율 경쟁력 갖춰야"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12조원 블록버스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임상 결과를 내놨다. 미국 시장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9월 시장 진입을 위한 채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리지널 제약사 얀센의 특허연장 가능성이 여전히 큰 만큼, 국내 개발사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이달 7일~10일 열리는 유럽 피부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글로벌 3상 중간 결과가 발표된다. 셀트리온은 환자 509명을 대상으로 스텔라라 투여군과 CT-P43 투여군으로 나눠 3상을 진행한 결과 스텔라라 투여군과 CT-P43 투여군 간 유효성 동등성을 입증했고, 안전성에서도 유사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되는 내용은 스텔라라 투여군은 투여 16주차부터 CT-P43으로 교체 투여 후 28주까지의 결과에 대한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9월 미국 물질특허 만료일에 맞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절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다른 기업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2월 임상을 완료해 곧바로 결과 분석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들 기업 모두 임상 대상자 모집은 완료한 상태다. 

미국의 암젠, 알보텍 등 글로벌 빅파마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일찍이 뛰어들었다. 이들 빅파마는 이미 임상을 마치고, 현재 결과 분석 및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암젠이 개발 중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ABP-654'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알보텍도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암젠은 휴미라에 이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대체 가능한(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로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체인저블 허가는 의사가 처방한 오리지널 약을 약사가 의사의 의견을 따로 구하지 않고 같은 효능을 가진 복제약으로 바꿔 환자에게 처방하는 제도로 미국, 유럽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오리지널 약과 성능이나 부작용이 비슷해 심사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문제는 오리지널 제약사 얀센의 스테라라 특허 연장 여부다. 10조원이 넘는 매출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개발한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특허를 연장해 시장 독점을 이어나갈 수 있다. 얀센은 2013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특허를 연장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6개월 늦췄다. 

특허를 회피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이 늦어져 결국 빅파마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개발사들은 특허연장 대비에 나섰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특허분쟁 경험이 만은 해외 빅파마들은 이미 전략을 세웠을 것"이라며 "얀센이 향후 특허 연장을 할 것으로 보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특허회피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3의 임상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글로벌 허가 절차도 차질없이 준비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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