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ESG 일환으로 영천시와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 출시
유튜버 애플민트 케이크 디자인과 유사 논란···과거에도 표절 논란 있어

최근 파리바게뜨가 제과·제빵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A씨의 케이크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사진=파리바게뜨와 유튜버 케이크 캡처본
최근 파리바게뜨가 제과·제빵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A씨의 케이크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사진=파리바게뜨와 유튜버 케이크 캡처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또 다시 케이크 디자인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파리바게뜨가 제과·제빵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케이크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그동안 케이크 디자인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올해만 두 번째 표절 의혹이 제기돼 기업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최근 제과·제빵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 A씨의 케이크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논란이된 파리바게뜨 케이크는 ‘영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다. 해당 제품은 지난 19일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제품이다. 파리바게뜨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코로나19와 기상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가를 돕는 ‘ESG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 사용을 대폭 늘려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나아가 우리 농가에 안정된 판로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번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영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 역시 행복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경북 영천시에서 생산되는 샤인머스캣의 우수성과 홍보를 위해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제품은 샤인머스캣향 시트에 레제르 크림과 바닐라 크림을 샌드하고 샤인머스캣을 올려 마무리한 프리미엄 케이크다.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는 청년 승계농 부부를 홍보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에서 논란이 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파리바게뜨에서 논란이 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문제는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디자인이다. 최근 파리바게뜨는 구독자수 140만명을 넘어선 제과·제빵 유튜버 A씨의 애플민트 케이크 디자인과 유사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를 제작해 판매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22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애플민트 케이크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12만회를 기록했다. A씨가 제작해 올린 케이크는 생크림 시트 위에 연두색 시럽이 절반 이상 입혀져 있고, 과일과 생크림이 번갈아 일렬로 놓여진 것이 특징으로,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디자인과 유사했다.

A씨의 구독자는 “오늘 파리바게뜨에 갔는데 이거랑(A씨의 애플민트 케이크) 똑같이 생긴 케이크가 있어서 놀랐다”며 A씨에게 “혹시 알고 있냐, 아무리 봐도 따라 만든 것같다”고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A씨는 “파리바게뜨 SNS를 통해 파리바게뜨의 샤인머스캣 케이크와 애플민트 케이크 디자인이 같다고 올렸고, 관계자분과 직접 만났다”며 “파리바게뜨 개발자들은 애플민트 케이크 영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고, 해외 케이크 이미지를 참고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개발자들이 언급한 해외 케이크 이미지는 A씨의 영상을 캡처해서 올린 해외 블로그 사진이었다. A씨는 “결과적으로 애플민트 케이크 디자인을 참고한 것은 맞으나 좋게 마무리됐다”고 강조했다. 또 파리바게뜨는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하반기 딸기를 이용한 케이크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A씨와 협의 끝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A씨 구독자들은 “해외 사진, 디자인은 언제든 이용해도 되는거냐”, “파리바게뜨가 판매하고 있는 케이크와 거의 똑같다”, “디자인 출처도 확인 안했다는 것이냐” 등 SPC그룹과 파리바게뜨를 향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광화문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직원은 샤인머스캣 케이크에 대해 “매일 입고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파리바게뜨의 이같은 디자인 표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파리바게뜨는 지난 3월 만우절을 맞이해 신제품으로 ‘계란톡!후라이 케이크’를 출시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서울 후암동의 개인 카페 디자인이었고 SPC 직원들이 해당 카페를 방문, 법인카드로 케이크를 구매하고 시식한 후 파리바게뜨에서 버젓이 판매됐다.

또 파리바게뜨는 지난 2020년 12월에도 감자빵 표절 논란을 겪었다. 파리바게뜨는 강원도 감자 농가와 상생하는 의미로 강원도 감자빵을 출시했지만, 강원도의 한 개인 카페에서 표절 논란을 제가한 바 있다. 당시 파리바게뜨는 판매를 중단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외식업계에서 1위 상품이나 경쟁사에서 내놓은 히트 상품을 모방한 일명 ‘미투(me too)’ 마케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사례처럼 초코파이, 허니버터칩 등 미투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제품 맛, 용기, 디자인 등이 완벽하게 동일하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 위배될 수 있으나, 유사한 경우에는 특허권이나 상표권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케이크 디자인에 대한 디자인 출원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을 사용해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기 때문에 미투상품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며 “식품 디자인의 경우 특허 등록이 돼야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SPC 관계자는 “디자인 표절은 민감한 부분이라 당사자와 만났고, 해당 제품의 경우 지역 상생 제품이어서 A씨와 대화로 해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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