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논현역에 1호점 오픈 앞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미국 서부지역 유명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버거(Super Duper Burgers)’가 강남에 1호점 오픈을 앞두면서 프리미엄 버거 전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올해만 고든램지 버거, 굿스터프이터리가 국내로 진출했고 슈퍼두퍼, 굿파이브가이즈 등이 론칭을 예고했다. 가장 먼저 국내 시장을 선점한 쉐이크쉑이 성과를 보이자, 유통 기업들이 너도나도 미국 버거 브랜드 영입에 나섰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hc는 연내 서울 신논현역 인근에 슈퍼두퍼 1호점을 오픈한다. bhc는 “매장 오픈 시기 등 세부적인 부분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bhc는 슈퍼두퍼 직원 채용에도 나섰다.

bhc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미국 서부 유명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버거 매장을 공사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bhc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미국 서부 유명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버거 매장 공사를 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bhc는 치킨 프랜차이즈를 넘어 종합 외식그룹 도약을 목표하고 있다. bhc치킨을 비롯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그램그램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말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슈퍼두퍼는 미국의 인앤아웃과 함께 미국 서부 대표 버거 브랜드로 꼽힌다. 냉동 패티가 아닌 간 고기에 양념을 하고 즉석에서 튀기듯 바삭하게 구운 패티가 특징이다.

국내 프리미엄 버거 열풍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이며 시작됐다. 쉐이크쉑은 1호점인 강남 오픈 전날부터 300여명이 밤샘 대기를 할 정도로 인기였다. 강남점은 글로벌 쉐이크쉑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이에 SPC는 쉐이크쉑 오픈 당시 목표였던 5년 내 20개 넘는 매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SPC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업권까지 따냈다.

올해 초 오픈한 고든램지 버거도 지난해 12월 프리오픈 예약을 시작했을 당시 2000여명이 몰려 30분 만에 모든 시간대 예약이 마감됐다. 고든램지 버거는 오픈 3개월 만에 매출 약 10억원을 달성하며 롯데월드몰 입점 식음료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오픈한지 8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고든램지 버거 예약은 쉽지 않다.

국내 시장에 론칭한 미국 프리미엄 버거들 비교.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시장에 론칭한 미국 프리미엄 버거들 비교.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당초 식음료 업계는 국내 시장은 ‘버거=가성비’ 인식이 강해 프리미엄 버거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봤다. 실제 국내 버거 시장은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버거부터 쉐이크쉑·고든램지·굿스터프이터리 등 프리미엄 버거까지 포화된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2조8000억원이었던 국내 버거 시장은 지난해 4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외식업계가 코로나19 이후 페업하거나 매장을 축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유독 버거는 성장 가능성이 큰 메뉴로 꼽힌다. 버거는 매장과 배달 고객 양쪽 수요를 잡을 수 있고 가격대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bhc가 어떻게 슈퍼두퍼 전략을 세울지다. 슈퍼두퍼 1호점이 위치할 신논현역 7번출구 맞은편에는 굿스터프이터리가 있고 쉐이크쉑 등 프랜차이즈 버거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슈퍼두퍼 가격도 시장 확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bhc는 아직 슈퍼두퍼 가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통상 국내 진출한 미국 프리미엄 버거들은 현지 가격에 3000원정도의 웃돈이 붙는다.

슈퍼두퍼는 미국에서 대표메뉴인 슈퍼버거 단품을 10달러(1만3000원정도)에 판매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국내 슈퍼버거는 굿스터프이터리 프레지던트 오바마버거 1만3900원 대비 소폭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햄버거 시장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갈리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버거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소비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페들도 버거를 메뉴로 내놓을 만큼 과거와 달리 버거에 대한 정크푸드 이미지가 사라졌다”며 “가성비를 앞세운 곳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기업들이 각각 사업 확장에 나서며 향후 버거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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