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피로도·인기 IP 후속작에 대한 실망감 높아

히트2 이미지/ 사진=넥슨
히트2 이미지/ 사진=넥슨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합병으로 올해 출범한 넥슨게임즈의 첫 신작 ‘히트2’가 출시됐다. 인기 지식재산권(IP)으로 흥행을 노렸으나 이용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넥슨게임즈는 부담없는 수익모델을 내세웠지만 기존 과금 모델과 다를바 없단 것이다. 

25일 출시된 히트2는 넥슨게임즈가 출범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게임업계는 확실한 성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원작 ‘히트’는 넥슨 사상 처음으로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선사한 흥행작이다. 당시 히트 개발을 이끈건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합병법인의 수장으로서 내놓은 첫 신작이기도 하다. 

◇ 넥슨게임즈의 첫 작품이자 실적 반등의 열쇠

히트2의 흥행은 넥슨게임즈 및 넥슨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넥슨게임즈는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2분기 영업손실 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83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로 호실적을 달성한 넥슨은 신작 라인업 추가로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넥슨은 3분기 매출을 적게는 9604억원에서 많게는 1조1104억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히트2의 흥행을 전제로한 계산이다.

그러나 출시 첫날부터 이용자들은 히트2 수익 모델이 전혀 바뀌지 않은 ‘리니지 라이크’라고 실망감을 쏟아냈다. 리니지 라이크란 리니지와 유사한 과금 체계를 갖고 있는 게임을 의미한다.

리니지 라이크는 돈을 많이 쓸수록 이긴다는 P2W(Pay to Win) 시스템이 특징이다. 캐릭터의 전투력에 영향을 주는 변신과 인형, 장비 등을 등급에 따라 나눠 낮은 확률로 판매하고 이용자들의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적용하고 있는 수익모델이기도 하다.

◇ 선 지키겠다고 했지만···이용자, 과금모델 비판

히트2도 P2W 시스템을 적용해 리니지라이크와 별반 다르지 않단 평가다. 히트는 캐릭터 클래스를 일반부터 고급, 희귀, 영웅, 고대, 전설 등 6개 등급으로 구성했다. 공개된 클래스 소환 확률을 살펴보면 영웅은 0.00062%, 고대는 0.00008%로 낮은 수치로 설정됐다. 

사진=히트2 홈페이지 갈무리
클래스 소환 확률. 고대 등급은 0.00008%다. /사진=히트2 홈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히트2 게임 커뮤니티 및 구글플레이 게시판에 수익모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변신, 펫, 컬렉션, 장비수집 등 과금요소가 다 있다”, “히트 후속작이 아닌 리니지 후속작이다”, “인게임 홍보영상과 다르게 그래픽 질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구글플레이 평점은 2.6점까지 떨어졌다. 

넥슨게임즈가 출시전부터 착한과금 및 이용자 소통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이용자 반발이 더 심한 상황이다. 넥슨게임즈가 공개한 디렉터 코멘터리 영상에서 박영식 PD는 “시즌 패스만 구매해도 큰 불편 없이 히트2를 즐길 수 있다”며 “히트2는 선을 지키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MMORPG에 대한 실망을 많이 느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배신감이 들지 않는 과금구조로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MMORPG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또 게임업계 처음으로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원하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한 후 과금하면 일정 금액을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으로 돌려준단 것이다. 넥슨게임즈는 크리에이터 프로모션 관행에서 탈피하겠다고 언급해 뒷광고 논란을 빚은 엔씨소프트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팬층을 거느린 IP 후속작이란 점에서 이용자의 실망감이 더 크단 분석도 나온다. 흥행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홍보효과가 높단 장점이 있다. 반면, 원작 이용자의 기대 수준을 총족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거센 비판을 받기 때문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진 청강문화산업대 게임콘텐츠스쿨 교수는 “히트2의 경우 초반부터 이용자의 요구를 반영하겠다고 얘기해왔다”면서 “국내 게임사가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날로 변화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잘 따라가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은 긴 시간을 몰입해서 플레이하다보니 전작과의 연계성 및 차별성에 대해 개발사와 이용자 간에 인식차가 생길 수 있다”며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요구를 일부나마 반영해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사가 피드백을 반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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