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인상·기본형 건축비 고시·정비사업 필수 비용 신규 반영까지 예고돼

아파트 분양가가 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 기본형 건축비 고시 , 정비사업 필수 비용 신규 반영으로 더욱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아파트 분양가가 시멘트 가격 인상 예고, 기본형 건축비 고시 , 정비사업 필수 비용 신규 반영으로 더욱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주택 분양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싸늘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이 예고된 되다가 정부도 분양가 산정 방침에 변화를 준 영향이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분양시장의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 국내 주요 시멘트사는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최대 15%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올해 2월 15% 안팎으로 올린데 이어 7개월 만에 또 인상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시멘트 가격이 톤 당 10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예를 들어 삼표시멘트의 포틀랜드시멘트 기준 단가는 톤 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2% 가까이 오른다. 한일시멘트의 벌크시멘트 가격은 15% 가량 인상되며 현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비싸진다. 레미콘 가격 상승은 건설 현장의 건축비 상승으로 이어져 분양가에 반영된다.

여기에 정부의 분양가 산정 방침 변화까지 겹쳤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말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으로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에 관한 규칙을 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을 비롯 수도권에서는 택지가 많지 않아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이 신규 공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 기존 이주자 이주나 명도시 소요되는 비용, 총회 등 필수 요소 경비가 분양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분양가 산정 시 더해지는 택지가산비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분양가의 필수요소 경비 반영은 지난달 중순까지 입법예고와 행정예고를 거쳤으며 앞으로 분양하는 공공택지를 제외한 모든 택지에 추가 반영된다.

이뿐만 아니다. 기본형 건축비 역시 최근 급등한 레미콘과 철근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1.53% 인상됐다. 기본형 건축비는 3월과 9월 정기적으로 고시하는데, 올 들어 자재값이 급등해 비정기로 조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정기고시 시즌인 다음 달에 한차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9월 이후 분양가가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시장에서 공급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가뜩이나 급증하는 미분양이 분양가 상승으로 더 늘어나면서 건설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만791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1.3%나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주택이 준공될 때까지 분양이 안 된 미분양 물량도 증가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경영 악화 등을 우려하며 미분양 확산을 예의주시하는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향후 미분양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경기 위축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 경영을 한다고 해도 회사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신규 사업을 안 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이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지며 가뜩이나 거래 급감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주택 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발 원자잿값 급등에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비 상승,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여러 요인으로 건설사들이 받는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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