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2분기 영업손실 557억원···LCC 중 적자 폭 가장 커
경쟁사 대비 보유 항공기 많아 유지 부담 높아···현재 코로나19 이전 대비 운항 25% 수준
전문가 “항공업계 정상화 시 보유 항공기 많은 만큼 회복속도 빠를 수 있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국제노선 확대에 따라 항공업계가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운영비 부담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 정상화가 이뤄질수록 제주항공의 회복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윰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약 5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712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155억원 감소하며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아직까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 진에어는 영업손실 1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손실 488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337억원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99억원,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2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등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현재는 가장 큰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주요 LCC의 영업실적.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2분기 주요 LCC 영업실적.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최근 제주항공은 적극적으로 국제노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말엔 알짜노선으로 불리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새로 취항하며 한 달 평균 탑승률 82%를 달성했다. 지난달엔 인천~방콕 노선을 주 14회 운항하며 국제선 운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흑자전환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의 회복이 더딘 이유와 관련해 유지비용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제주항공은 현재 화물기를 포함해 총 3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진에어 27대에 비해 보유 항공기가 많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처럼 모든 항공기를 원활하게 운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는 적자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 수준밖에 운항하고 있지 못하다”며 “경쟁사 대비 많은 항공기 수로 유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주요 LCC(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중 진에어가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 중 첫 번째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며 부채비율이나 유동성 등 재무구조 역시 가장 양호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가 많은 만큼 항공업계 정상화가 이뤄질수록 회복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국제노선이 회복되고 있지만 일본 및 중국노선 회복속도가 느리다”며 “이러한 부분이 해소된다면 보유기체가 많은 제주항공은 빠른 속도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실적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관광을 위해선 단체관광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유여행이 어려운 만큼 수요 또한 낮은 상황이다. 중국은 성(省)별로 조건이 다르나 대개 7일의 시설격리 및 3일 자가건강 관찰이 필요해 입국이 번거롭다.

IBK 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주요 LCC 3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의 올해 7월 국제노선 운항 비중은 일본 11%, 동남아시아 72%, 대양주 17%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일본 40%, 동남아시아 50%, 대양주 8%, 기타 2%에 비해 일본 노선 비중이 크게 줄었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신종변이가 다시금 창궐하며 항공업계 정상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연휴 이후 일일평균 코로나 확진자 수는 16일 18만803명, 17일 17만8574명에 이르렀다. 15일 8만4128명에 비해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내달 추석연휴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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