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차량 5000건 달해···추정손해액 660억원 육박
10일까지 추가 폭우 예상···차량침수 피해 더 늘어날 듯
“상반기 손해율 개선됐지만…하반기는 악화 불가피”

손해보험사 폭우 관련 차량 피해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손해보험사 폭우 관련 차량 피해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물벼락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가 이어졌지만 이번 폭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면서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면서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에 전날부터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현재까지 4000건이 넘는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폭우가 계속되면서 현재도 피해 건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4072건, 추정 손해액은 559억8000만원이다. 이날 오전 10시까지만 해도 차량 피해 건수와 추정 손해액이 각각 2311건, 326억3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몇 시간 새 피해 규모가 두 배가량 커졌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개 손해보험사 전체로 봤을 때도 피해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오전 10시 기준 2719건이었던 피해 건수는 오후 2시 4791건으로 2000건 증가했으며, 추정손해액은 388억8800만원에서 658억6000만원으로 네 시간 만에 69.4% 급증했다.

대형 손보사별로 보면 오후 2시 기준 삼성화재에는 전날 폭우와 관련해 1800건 이상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이 중 외제차는 약 700건에 달했다. 이에 따른 추정 손해액은 300억원 이상이며 외제차에 대한 예상 피해액은 19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은 오후 2시 기준 927대가 침수 피해를 접수했으며 이 중 284대가 외제차에 대한 피해 접수였다. 전체 추정손해액은 114억2000만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886건의 침수 피해가 접수되며 전체 피해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차량 손해율에는 3.7% 정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오후 2시 기준 823대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추정손해액은 8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KB손해보험의 경우 오후 1시 기준 침수 피해를 접수한 차량이 439대, 손해액은 55억원으로 추산됐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번 폭우로 인해 차량 침수 피해가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누적 평균 손해율은 80.7%로 지난해 말(85.3%) 대비 4.6%포인트 개선되며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적정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일까지 추가 강수가 예상되면서 향후에도 차량 침수 피해 건수와 손해액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폭우가 시작된 지 이제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추정손해액이 6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여론이 형성됐지만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하반기 장마에 따른 침수 피해,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올라갈 여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로 이번에 침수 피해가 크게 발생했고 향후 예상 피해액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하반기 손해율에 악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