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상품 가입하면 환 위험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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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보험은 ‘환테크’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알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험 상품 특성 상 가입 후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에 장기간 노출되기에 가입을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올 4분기 중 달러보험 개발 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근 달러 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해당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방안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12월 달러보험을 출시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달러보험은 상품 구조가 원화 보험상품과 같지만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을 달러화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 다르다. 가입한 후 원·달러 환율이 가입 시점보다 오른(달러가치 상승) 상태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으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 당초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 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해당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달러보험을 포함한 외화보험은 최근 5년 사이에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화보험 계약 건수는 2017년 5000건에서 지난 2020년 10만5000건으로 21배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외화보험으로 얻은 수입보험료도 2017년 약 3000억원에 그쳤지만 2020년 기준 1만4256억원까지 늘었다.

달러보험은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ABL생명이 외화보험을 운영 중이다. 메트라이프의 경우 외화보험 비중이 초회보험료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푸르덴셜생명도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A생명도 달러보험인 ‘(무배당)골든타임 연금보험 II' 상품 판매 건수가 1000건을 넘었다. 국내 보험사는 삼성생명, KB생명이 판매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1300원 선으로 올라선 상황에서 달러보험을 가입하기엔 보험료 부담이 크다. 하지만 기존 가입자들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이익을 본 경우가 늘었기 때문에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면 가입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환차익을 노리고 가입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달러보험은 대부분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보장성보험이기 때문에 중도해지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달러보험 중 보장성보험의 환급률은 34.1%에 그쳤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와 설계사가 달러보험을 ‘환테크’ 수단으로 광고해 판매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최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더구나 달러보험은 긴 시간 동안 환위험에 노출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이 30만달러이고 매월 보험료로 750 달러를 20년간 납부하는 외화종신보험을 가입한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면 첫 회 보험료는 82만5000원이다. 하지만 보험료 납입 기간에 환율이 1300원 수준으로 급등하면 보험료 부담액은 97만5000원으로 15만원 증가한다. 반대로, 보험금 수령시점에 환율이 900원으로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가치는 2억7000만원으로 가입 시 기대했던 보험금(30만달러×1100원=3억3000만원)보다 6000만원 감소한다.  

보험업계에선 환률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선 달러보험을 유니버셜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유니버셜 상품 중 납입유예 조건이 있는 경우 환율 급등에 따른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납입유예 기간이 길어지면 적립금이 차감돼 일정시점 뒤 환급금이 '0원'이 돼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납입액 대비 환급금이 100%를 넘기는 조건이 있는 경우, 해당 기간을 채우면 환급을 통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 자체가 주로 고액자산가들이 여유자금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가입하던 상품이다”라며 “단기간에 환차익을 거두겠다는 생각을 거두고 상품의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본다면 분명 얻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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