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상반기 순익 4127억원···전년比 12.4%↑
사업다각화 통한 영업자산 확대 영향…비카드자산 비중 늘어
양호한 수익성 토대로 데이터 사업 확장 나서

주요 카드사 금융데이터거래소 등록상품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금융데이터거래소 등록상품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신한카드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데이터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127억원으로 전년 동기(3672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현재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중에서 실적 개선 폭이 가장 컸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신용리스크 확대 등 올해 카드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은 크게 악화됐다. 때문에 일부 카드사들은 상반기 순익이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2457억원으로 전년 동기(2528억원)보다 2.8% 소폭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11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0억원보다 16.8% 줄었다.

신한카드가 업황 악화 속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영업자산 증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의 영업자산은 38조3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5조3717억원)보다 7.4% 증가했다. 특히 할부금융·리스 등 비카드부문 영업자산의 비중이 27.9%로 전년 동기(27.2%) 대비 2.7%포인트 늘었다. 비카드부문의 영업수익 비중 역시 지난해 상반기 29.8%에서 올해 상반기 34.1%로 4.3%포인트 증가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면서 신한카드는 데이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보안원이 운영하는 금융 부문 데이터 중개 플랫폼인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가 거래소에 등록한 데이터는 총 915개로 이 중 신한카드의 등록건수가 290개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날 기준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의 다운로드 수는 2343건에 달하며 거래소 내 인기 공급 기업 순위도 전 영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데이터 판매수익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진하는 해외 빅데이터 정책 공유 사업에도 참여했다. 신한카드는 기재부와 KDI가 주관하는 말레이시아 KSP 사업의 국내 연수 프로그램 지원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정책 실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공분야 데이터 분석 사업 관련 다양한 사례를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금융권 최초로 유럽에서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데이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카드가 특히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업황 악화에도 수익성이 흔들리지 않은 점이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사업은 아직 태동 단계인 만큼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수익성 제고가 급급한 상황에서는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신한카드의 경우 타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데이터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기에 유리한 셈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사업이 아직 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계기 때문에 현재는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당연히 작을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에 대한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 사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시장을 미리 선점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데이터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사업은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데이터 관련 인프라 구축이나 비즈니스 육성을 위해서는 투자나 비용 지출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단기간에 수익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장기적으로 데이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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