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나경원 “인사검증 동의”, 14일 정기석 지명설로 복지부 술렁···15일 발표 없어 직원들 허탈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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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하마평과 지명 소문으로 복지부 직원들은 물론 보건의료계 관계자들까지 혼란스러운 1주일을 보냈다. 다음 주에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돼 이같은 혼란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16일 복지부와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세 번째 인선을 진행 중인 장관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한주였다. 지난 4일 두 번째 복지부 장관 후보자였던 김승희 후보자가 전격 사퇴한 후 대통령실이 신중하게 후보자 인선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관가 관계자는 “만약 세 번째 인선까지 실패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정권도 위태롭지만 복지부도 여러 면에서 위험하기 때문에 인선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라며 “일각에서는 좋은 후보자만 찾을 수 있다면 최악의 경우 이달 하순 지명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주초에는 기존 정치인이나 복지부 관료 출신 인물이 대거 하마평에 오르내리곤 했다. 이중 나경원 전 의원이 주목 받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거물이고 일반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나 전 의원이 지난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복지부 장관 후보로 본인이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 진행자가 “인사검증 동의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자 “정권 초기 많은 이들에게 인사검증 동의서 사인을 받는다”며 본인에게도 요청이 와 응했다는 사실을 밝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그런 것은 지금 인사하고 관련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이와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연락 받은 바도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직자 후보 인사검증에 동의한 사람은 비밀서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검증 사실을 차후에라도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아마도 진행자가 추궁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나 전 의원도 당황해 사실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나 전 의원 발언 이후 기존 정치인이나 복지부 관료 출신 인물에 코로나19 전문가가 장관 후보자로 검토되며 후보군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며 재유행 가능성이 예고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멤버들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코로나특위에는 안철수 위원장과 강기윤 의원, 최재욱 고려대 교수,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 정기석 전 질본부장, 윤영덕 중구보건소장, 김도식 사회복지분과 위원, 최연숙 의원, 정재훈 가천대 교수,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등이 소속돼 활동한 바 있다. 

특히 정기석 전 본부장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유력 후보로 알려졌다. 1958년생으로 대구 출신인 그는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한림대성심병원에서 호흡기내과 교수직을 맡으며 병원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코로나 대응 관련 위원장을 맡아 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운 인물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제6대 본부장을 지내며 국가방역 업무를 수행한 바 있어 윤 대통령이 선호하는 전문가라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 지난 14일 복지부를 중심으로 정 전 본부장이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됐고 지명 발표는 15일 진행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확산돼 모르는 직원이 없을 정도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국장은 물론 과장, 사무관, 주무관까지 14일 하루 내내 관련 소문이 부에서 돌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복지부 직원은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후보자 지명이 진행되지 않은 사유에 의문점을 표명했지만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많지 않다. 관가 관계자는 “15일 틈만 나면 인터넷을 검색하며 장관 후보자 지명을 기다렸다”며 “개인적으로 이제 장관 후보자는 정 전 본부장이냐 아니냐로 압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현실적으로 주말 발표 가능성은 다소 낮아 오는 18일 이후 지명 가능성만 예상되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물론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인물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만간 장관 후보자가 발표될 경우 광복절 전후 취임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국정감사 준비 등 일정을 감안하면 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후보자 인선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대통령이 누구를 지명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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