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 이상 보유하게 된 신규 종목 24곳
이슈됐던 오스템임플란트·카카오뱅크 포함 ‘눈길’
경기민감주와 리츠 중에서도 지분 공시 나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 주식 대량 보유 상황에 대한 공시를 내놓은 가운데 어떤 종목을 새롭게 대량 보유하게 됐는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2분기 동안 국민연금의 투심을 읽을 수 있는 까닭이다. 횡령 사태로 떠들썩했던 오스템임플란트부터 배당주 성격이 짙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까지 다양한 종목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날 122건의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공시는 보고자와 특별관계자가 소유한 주식 등의 총수 중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보유 비율이 1% 이상 변동된 경우 시장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다.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 공시는 원칙적으로 보고의무 발생일로부터 5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특례 적용 전문투자자로서 보유목적이 단순투자 목적인 경우 보고의무 발생일이 속하는 분기의 다음달 1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번 공시의 경우 지난 2분기 중 보고의무가 발생한 종목들이다.

이번 122건의 공시 중에서 국민연금이 새롭게 대량 보유하게 된 종목은 24곳이었다. 이들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으로는 올해 초 횡령 사태로 증시를 떠들썩하게 했던 치과 기자재 제조사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말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5.04%의 지분율을 기록,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가 거래 정지 이후 하락세를 보이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4월 28일 12만1000원에 거래를 재개했는데 지난 5월 19일 9만5400원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주가는 11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다시금 하락하며 1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 지난 5월 지분매입에 나섰던 시점 보다 주가가 낮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집계. /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집계. /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민연금은 오스템임플란트와 같은 업종인 레이와 미용 관련주도 사들인 모습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3일 레이 주식을 매수하며 지분율이 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인 제이시스메디칼 역시 국민연금 보유 지분이 2분기 중 5.18%를 기록하며 국민연금의 대량 지분 보유 종목이 됐다. 이들 종목은 리오프닝(경기재개) 관련주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늘렸다는 점도 주목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성장 둔화 우려를 근거로 증권사의 매도보고서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한 종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23일 카카오뱅크 주식을 추가하며 지분 5%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0% 넘게 하락한 상태다.  

건설과 기계, 조선, 해운 등 경기민감주 관련 종목들도 국민연금의 5% 지분 공시 리스트에 이름을 다수 올렸다. 시멘트 회사인 한일시멘트(5%)와 건설 중장비 부품 제조사인 진성티이씨(5.07%)가 지분 5%를 넘겼고, 강관제조업에 속하는 성광벤드도 국민연금의 지분이 5.05%로 늘었다. 농업용 기계제조사인 대동의 경우 지난 4월만 하더라도 국민연금 지분이 4.89%였으나 5월 4일 8.47%로 대폭 지분이 늘었다. 

배당주로 분류되는 리츠도 국민연금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국민연금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지분을 장내 매수와 신주인수권을 통해 5.52%까지 늘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증시에 데뷔한 첫 해외자산 상장리츠로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하고 있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지분이 5% 밑으로 떨어진 기업도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수혜주인 제주항공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이 6.41%였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4.4%로 줄었다. 이밖에 상아프론테크(5%→3.89%), 부광약품(6.03%→3.98%), 롯데푸드(5%→3.1%), LX하우시스(6.21%→4.12%), 풀무원(5.8%→4.79%), 한미글로벌(5.01%→3.97%) 등도 국민연금의 지분이 5% 밑으로 떨어진 종목들이었다. 

이번 공시는 지난 2분기 급락 장세에 놓인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가졌는지 엿볼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는 추종 투자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데다 향후 국민연금이 지분을 되레 낮출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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