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출자 회사 적자···올해 수익 확대와 흑자 전환 가능성 '주목'
출자 회사 대상 1분기에만 198억8000만원 순손실 발생···전년比 68.8% 증가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공연 콘텐츠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이 흑자 전환 성공 여부 가늠할 기준될 것"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 부문 직·간접 투자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 부문 직·간접 출자회사 실적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IBK기업은행이 올해 문화콘텐츠 프로젝트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수익 확대와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투자했던 영화 '범죄도시2'가 흥행돌풍을 일으킴에 따라 걸맞는 큰 수익이 예상되지만 잇따라 개봉한 영화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 실적이 저조하면서 상반기 콘텐츠 투자 수익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콘텐츠 장르가 다양한 만큼 영화보다는 드라마, 공연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이 흑자 전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업은행이 직·간접 출자한 문화콘텐츠 관련 회사 21개 중 14개에서 순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액만 198억8000만원 수준에 육박한다. 지난해 1분기 출자했던 문화콘텐츠 관련 회사 순손실 규모(83억9100만원) 대비 68.8% 증가한 수치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문화콘텐츠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문화콘텐츠 분야는 금융권 투자가 전무했다. 흥행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해 수익률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리스크 관리가 생명인 은행에는 어울리지 않은 분야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분야 투자에 뛰어들었다. '문화콘텐츠금융팀'를 운영하며 영화와 드라마·공연 등 장르에 관계없이 다양한 작품에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문화콘텐츠 분야 출자 회사들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순손실 총액은 지난 2017년 107억8500만원, 2018년 132억1500만원,  2019년 76억4000만원, 2020년 162억5400만원, 지난해 194억8000만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처음부터 손실을 기록했던 것은 아니다. 초기만 하더라도 출자한 문화콘텐츠 관련 펀드나 지분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이 순이익을 달성한 곳이 많았다. 지난 2014년 순익 총합은 2100만원, 2015년에는 45억1800만원, 2016년에는 32억9500만원에 달했다. 

실적 합계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기업은행의 투자 전문성과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개인금융 거래를 취급하는 이상 안정적인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현재 투자 역량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은행이 상장사이다 보니 주가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단순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 차원에서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당초 기업은행도 문화콘텐츠 부문의 성장성이 높다며 예대마진 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흥행 영화 투자 외에도 문화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독립·저예산 영화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문화산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장르 작품에 투자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문화콘텐츠 프로젝트 투자금 한도를 3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영상 콘텐츠에 200억원, 비영상 콘텐츠에 50억원, 뉴미디어 콘텐츠에 50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

투자 방식은 다양하다. 투자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받는 프로젝트 투자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 전문운용사를 통해 투자하는 방식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영화도 중요하지만 문화콘텐츠 장르가 다양한 만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라도 다른 양질의 출자 회사들을 선별해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 회사들의 순손실이 기업은행 실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기업은행이 투자한 만큼의 손실액은 발생한다"며 "영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출자 회사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이 흑자 전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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