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러페이션 회장, 8번째 신동빈 회장 저격
신동주 회장, 일본롯데 지분 높아···호텔롯데 상장 갈 길 멀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 29일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안한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신동주 회장은 주총에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8번째로 저격하며 형제 갈등을 예고한 바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본인의 이사 선임,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담긴 주주제안서와 사전질의서를 제출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주총에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한국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히는데 집중하고 있고,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과 얽혀있어 롯데그룹 형제간의 날선 대립에 관심이 모인다.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이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 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회장, 한국 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맡겼다. 그러나 2015년 신동주 회장이 돌연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되면서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이어졌다.

신동주 회장은 “이번 주주제안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의 정상적인 기업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기본적인 요청 사항이었다”며 “향후 롯데그룹의 근본적인 경영 쇄신과 재건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롯데 측은 “신동주 회장은 2016년 이후 총 8번의 주총에서 제안한 안건들이 모두 부결됐다”며 “준법경영 위반 및 윤리의식 결여 행위로 인해 주주와 임직원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요약 지배구조. /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그룹 요약 지배구조. / 표=김은실 디자이너

현재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교집합으로 묶여 있다. 특히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고,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회장(50.28%)이다. 즉,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언제든 한국 롯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대주주로 있는 롯데호텔뿐 아니라 롯데그룹 계열사 일부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롯데의 일본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서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그룹의 연결고리를 끊어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텔롯데 상장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필수 과정이자 롯데그룹의 오랜 숙원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안세진 롯데 호텔군 HQ 총괄대표를 영입했다. 또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호텔롯데의 자회사 롯데렌탈의 상장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호텔롯데가 실적 직격탄을 맞으며 상장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기업공개를 준비해온 여러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일정을 잡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일 롯데그룹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라면서 “일본 계열회사 지분율을 낮추고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을 올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내부에서 준비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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