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저점 어디냐”···패닉셀 심화
반대매매 급증···‘빚투’ 강제 청산 하루 300억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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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개미들이 곡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국내증시에서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 담보 비율을 채우지 못해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하루 300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장중 2400선까지 붕괴했다. 지난 13∼17일 한 주간 코스피 하락률은 –5.97%에 달하고 코스닥은 한 주간 -8.18%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자이언츠 스텝을 단행한 것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순매수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14조4184억원 규모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4352억원어치 사들였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개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금액은 15조8536억원에 달한다.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의 58.5%가량이 삼성전자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연내 시가총액이 110조 원 감소하며 ‘5만 전자’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성장주 추락 여파는 더 컸다. 올해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평균 31만1841원에서 23만7500원으로 추락해 24% 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평균 9만2405원에 순매수했으나 7만2200원으로 떨어지며 약 22% 감소세를 보였다. 그 밖에 LG에너지솔루션(-28.73%) SK하이닉스(-26.41%) 현대차(-18.66%) 삼성SDI(-15.11%) 기아(-7.42%)도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는 있어도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추세를 돌릴 동력이 없어 낮아진 지수 레벨 내 변동성 장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의 타격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가 급락 여파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2일 기준 1846억원에서 가장 최근 집계일인 15일 기준 3032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20억원에서 316억원으로 세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 1월 11일(313억7100만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다. 반대매매 비중은 6.9%에서 13.1%로 뛰었다.

통상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식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도 커진다. 반대매매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이른바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하면서 낙폭을 키울 수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총 16조원을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1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매수 결제액에서 매도 결제액을 뺀 값)은 120억8700만달러(약 15조6500억원)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23억800만달러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가 큰 폭의 손실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는 1056.78달러에서 693.30달러로 34.4% 추락했다. 엔비디아(-46.96%)와 애플(-26.76%)도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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